불황의 시대… ‘구원투수’ 간절했던 유통업계

올해의 키워드 ‘S·A·V·E’

경기불황 장기화에 따른 소비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올해 키워드는 ‘구하다’라는 뜻의 ‘SAVE’였다.

유통업계의 할인(Sale)이 잇달았고 모바일, 요우커 등 새로운 트렌드가 시장에 적용(Adaptation)되는 동시에 직구와 병행수입 등 소비 패턴이 다양(Various purchase)해졌다.

또 앞당겨 찾아온 더위 등 이상기온(Early Season)으로 유통업계 매출이 영향을 받았다.

롯데마트는 3일 올해 유통업계의 트렌드를 이 같은 단어의 앞글자를 따 ‘SAVE’로 정했다고 3일 밝혔다.

유통업체들이 소비심리 회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선보이며 침체된 국내시장을 구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는 뜻이다.

올 한해는 연중 세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규모 할인행사가 많았다. 특히 징검다리 연휴가 많고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빅이벤트가 많았지만, 열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자 유통업체들은 연말 결산 행사들을 6개월이나 앞당겨 진행하기도 했다.

이같은 유통업계의 노력으로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은 지난 10월부터 개선됐고, 소비심리 회복을 이어가기 위해 연말까지 대형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로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으로 소비패턴도 변했다. 모바일몰 시장 매출의 경우 올해 12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유통업체들은 모바일 전용몰을 강화하고 온ㆍ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을 선보였다.

또 정부의 병행수입 활성화 정책이 시행되고 온라인 쇼핑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해외 직구족이 크게 늘었다. 유통업체들은 해외직구족을 공략하기 위해 ‘직구 편집샵’을 운영하고 병행수입을 통해 저렴한 상품을 확보하는 한편 연말 대형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날씨에 따라 유통업체 매출 부침현상이 심화됐다. 지난해 겨울부터 따뜻했던 날씨로 채소 작황은 풍년이었지만 수요 부진에 따라 채소 가격이 하락하는 ‘풍년의 역설’이 나타났다.

반면에 일찍 찾아온 더위로 수박·참외 등 여름 과일이 조기 출하되고 여름침구 행사도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시작됐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여름 특수가 사라지자 관련 재고가 많이 남아 처분전을 선보이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 영업 규제와 경기 불황 등 국내 유통 산업의 악조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업체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왔다”며 “내년에도 올해에 이어 대형 행사를 지속 기획하고 새로운 유통 환경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등 침체된 내수 경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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