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라는 구호를 앞세워 현직 대통령이었던 부시 후보를 이기고 당선되었다. 당시 부시대통령은 이라크와의 걸프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지지율이 90%를 넘는 상태였던 만큼 클린턴 후보의 승리는 놀라운 결과였고 국민들이 경제문제를 얼마나 중요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
사실 경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경제는 곧 우리의 삶이다.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의식주가 모두 경제와 연관되어 있다. 인간의 행복이 100% 경제문제와 직결되어있지는 않겠지만, 가장 큰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서 어느 나라든 첫 번째 정책목표를 경제발전에 두고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경제를 경제로만 풀려고 하는데 있다. 경제정책이 잘되어 있다고 반드시 경제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세월호 사고가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면 세월호 사고가 우리 경제에 문제가 있어 터진 것인가? 안전불감증에 젖은 국민의 의식, 선박회사와 관련기관의 부정부패, 선원과 경찰의 직무 유기가 주 원인이다. 경제와는 관련이 없는 이유로 사고가 터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왜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것을 꺼릴까?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우리나라에 규제가 많고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이 부족한 것도 큰 이유이다. 이런 것들이 경제문제인가? 법과 의식의 문제이다. 요즘은 해외에 있는 우리 외교관들까지 수출 전선에 나선다고 난리이다. 외교관이 할 일은 따로 있다.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일이다.
한국이라는 국가브랜드 가치가 오르면 ‘Made In Korea’ 제품이 더 높은 값을 받아 수출은 자연적으로 증가한다. 한류 그 자체는 문화이지 경제가 아니지만 한류가 얼마나 큰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두가 잘 안다.
경제가 어렵다보니 모든 사람이 경제를 외치면서 경제부처를 질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경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법과 규정만 잘 지켰으면 세월호 사고도 나지 않았을 것이고 내수 침체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공교육이 잘 진행된다면 엄청난 가계부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 각자가 자신의 할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부디 남 탓하지 말고, 남의 일에 기웃거리지 말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자. 정부의 역할은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제대로 평가 받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가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민경선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통상지원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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