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시설만 설치 약속 어기고 종교시설 등 계획 시민단체 맹비난 속… 기무사 “시와 협의해 추진”
기무사령부가 과천 이전 당시 전체 국방부 부지의 일부만 사용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최근 부대이전과 종교시설 건립 등 부대를 확장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과천시와 기무사 등에 따르면 국방부는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에 위치한 기무사를 과천시로 이전키로 하고 지난 2004년 7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과천시 주암동 청계산 일대 74만9천여㎡ 부지를 매입했다.
그러자 과천시와 과천시민들은 청계산 일대의 그린벨트 훼손과 과천시가 군사도시로 바뀐다는 이유로 기무사 이전을 적극 반대했다.
당시 과천시민의 저항이 거세지자, 기무사는 74만9천여㎡ 중 18만여㎡ 부지에 본관 건물과 체육복지관, 기념관, 군인아파트 등 기본시설만 설치키로 하고 나머지 부지는 훼손하지 않겠다며 과천시와 합의서를 작성한 후 지난 2008년 과천으로 이전했다.
하지만 기무사는 성남에 있는 0000부대를 과천으로 이전하기 위해 현재 3만여㎡ 부지에 9개 동의 부대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6천여㎡ 부지에 성당과 교회, 법당 등 종교시설을 건립하는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기무사는 종교시설 건립을 위해 현재 과천시에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앞서 기무사는 지난 2009년 43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나머지 부지인 청계산 임야 일대 60여만㎡에 9홀짜리 골프장을 건립키로 하고 설계까지 마쳤으나, 반대여론이 일자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이처럼 기무사가 과천시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부대를 확장해 나가자, 일부 시민과 사회단체에서는 기무사가 무관심을 틈타 야금야금 부대시설을 확장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사회단체 한 관계자는 “과천시와 과천시민은 지난 2006년부터 촛불시위 등 2년 동안 기무사 이전 반대운동을 벌여 부대 규모를 축소했다”며 “하지만 기무사는 최근 시민의 무관심을 틈타 부대를 확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무사 관계자는 “부대이전과 종교시설이 설치되는 부지는 원래 과천시가 과천 화훼종합센터로 사용하려 했던 부지였으나 시가 매입하지 않아 사용하게 된 것”이라며 “모든 부대시설 확장은 과천시와 협의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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