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 한류 홀릭 ‘외국인 관광객’ 잡아라!

해외직구 열풍 역직구로 맞불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 각종 할인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접구매가 급증하자 국내 유통업체들이 ‘역직구’로 맞서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오픈마켓 가운데 가장 먼저 역직구에 관심을 쏟은 곳은 G마켓이다. G마켓은 지난 2006년 10월 영문샵을 열고 영문서비스와 해외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지난해 9월 한류 열풍에 힘입어 외국 고객이 점차 늘자 G마켓은 영문샵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10월에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중문샵도 열었다. 중문샵은 구매, 결제, 배송, 고객 서비스 등을 모두 중국어로 안내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올들어 10월까지 GS마켓 글로벌샵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과 향수가 가장 인기가 있었고 이어 여성ㆍ영캐주얼 의류, 가방ㆍ패션 잡화, 바디ㆍ헤어, 유아동 의류 등의 순이었다.

11번가가 운영하는 영문11번가도 올해 1~11월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50%나 늘었다. 중국인이 35%로 가장 많았으며 미국(18%), 호주(17%), 캐나다(15%) 등의 순이었다.

이는 중국과 홍콩 등이 한류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배송비가 저렴하기 때문으로 11번가측은 분석했다.

인터파크도 지난달 역직구 고객을 위한 글로벌 쇼핑 사이트를 개설했다. 한국 상품에 관심이 많은 중국, 동남아, 북미 지역 소비자를 위해 중문과 영문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패션, 뷰티, 식품, 디지털 제품 등 600만여종을 판매한다.

최근 들어서는 오픈마켓 뿐 아니라 홈쇼핑, 백화점 업체에서도 역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CJ오쇼핑은 지난달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B2C 사이트 ‘텐마오’ 국제관(www.Tmall.hk)과 동방CJ 온라인몰(www.OCJ.com.cn)에 각각 ‘CJ몰 중문관’을 개설했다.

텐마오 국제관에 유아동, 이미용, 패션 등 현지에서 인기 있는 한국 상품군과 CJ오쇼핑의 인기상품 1천개 가량을 입점시킨 뒤 판매 상황을 지켜보면서 취급 상품수를 1만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H몰도 이달 들어 백화점 상품을 해외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글로벌관’을 개설했다.

글로벌관에서는 설화수, 헤라, 비오템, 덱케, 헤지스 등 현대백화점에 입점한 50여개 브랜드 제품을 포함해 상품 1만5천여종을 선보인다. 백화점 상품을 외국에 파는 것은 국내 온라인몰 업계에선 처음이다. 현대H몰은 중국인 고객을 겨냥해 결제 화면에서 관세를 미리 내는 ‘관세 선납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런 업계의 노력으로 직구의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역직구도 꾸준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직구 규모는 7천538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8.5% 증가했고, 역직구도 134억원으로 23.1%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들어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유입되며 이들이 귀국 후에도 우리나가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 역직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공략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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