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이 있는가 하면 지방자치단체장에도 비서실이 있다. 옛 조선 왕조시대에도 있었다. 조선 역대 왕조의 비서실은 승정원이다. 왕명의 출납, 어전회의, 내탕금 등을 관장했다. 업무가 막중하다. 업무는 호가호위도 가능할 만큼 막중했으나 직급은 얕았다. 승정원 우두머리인 도승지가 겨우 정3품으로 정2품인 육조판서 아래다.
도승지가 그러하니 좌우승지, 승지, 부승지 등 품계는 고작 종3품에 정4품에 머물렀다. 조선 왕조에서 유명했던 도승지는 세조를 옹립한 한명회, 임진왜란시 그의 사후에까지 선조로 하여금 야반에 임진강을 무사히 건너게 한 이항복 등이다.
지금은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장관급이 대글 대글 한다. 수석비서쯤 되면 장관대우를 받는다. 그러나 국정의 중심, 나라의 정책 산실은 어디까지나 국무회의다. 국정의 폭이 넓어져 대통령 비서실이 커졌으나 비서는 원래 입이 없다.
비서실 소리가 커지면 그 조직이 불행 해진다. 자유당시절 이승만 대통령 박 모 비서관은 장관의 대통령 면담을 좌지우지 했다. 나라의 비서실도 그렇고 지방단체장 비서실도 비서실이 설쳐 잘된 전례가 없다. 최근엔 포천시장 비서실장이 말썽이 되어 경찰에 의해 구속되었다.
대통령 비서실 역시 조용하지 않다. 연일 검찰수사 속보가 쏟아진다. 소위 청와대 문건유출 사건은 수사가 끝나야 흑백을 알겠지만 때가 좋지 않다. 결국은 부리는 이의 잘못이라면 그런 사람을 부린 대통령의 잘못으로 돌아간다.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박 대통령의 최근 지지도는 37%로 집권이후 최저라고 한다.
통진당 해산 등 대통령이 이 시기에 나라의 정체성을 살리는 목소리가 아쉽다. 그런데도 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아마 비서실 때문일 것이다. 절대 권력자인 임금도 승지가 쓴 어전 회의록을 생전에 못 보았다. 하물며 허위문건의 유출에 있어서야. 기강이 이래서는 안된다. 하지만 사람을 부리기에 달렸다. 인사에 박근혜 대통령의 눈이 트이기를 기대해 본다.
임양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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