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남북 정상회담 못할 이유 없다"

"남북관계 대전환해야"…고위급접촉 재개 제안
금강산 등 경제개발구 개발사업 적극 추진키로

▲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새해를 맞아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한 1일 오전 서울역에서 관련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이날 남북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 있으며 분위기가 마련되면 남북 정상회담도 개최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1일 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에 있어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며 정상회담 등 남북대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35분부터 30분간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년사 육성 연설을 통해 “북남 사이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을 활발히 해 끊어진 민족적 유대와 혈맥을 잇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북과 남은 더 이상 무의미한 언쟁과 별치 않은 문제로 시간과 정력을 헛되이 하지 말아야 하며 북남관계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야 한다”며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해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분별 회담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특히 그는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 두는 한편 “앞으로도 대화,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남북 정상회담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강한 대화 의지를 피력한 만큼 경색국면의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김 위원장은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지금 남조선에서 해마다 벌어지는 대규모 전쟁연습들은 조선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키고 민족의 머리 위에 핵전쟁의 위협을 몰아오는 주된 화근”이라고 지적하며 “외세와 야합해 동족을 반대하는 핵전쟁연습에 매달리는 것은 스스로 화를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발과 전쟁책동에도 단호히 대응,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남조선 당국은 외세와 함께 벌이는 무모한 군사연습을 비롯한 모든 전쟁책동을 그만둬야 하며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 길로 발길을 돌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미국에 대해 “우리 민족을 둘로 갈라놓고 장장 70년간 민족분열의 고통을 들씌워온 기본 장본인인 미국은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무분별한 침략책동에 매달리지 말고 대담하게 정책전환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목소리와 관련해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은 우리의 핵 억제력을 파괴하고 힘으로 압살하려는 기도가 실패하자 비열한 인권소동에 매달리고 있다”며 “국제무대의 오늘날 현실은 우리가 선군의 기치를 높이 들고 핵 억제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다져온 게 정당했음을 실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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