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새해 사자성어

이연섭 논설위원 ys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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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되면 각 분야에서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사자성어는 짧은 네 글자의 조합을 통해 정치적 상황이나 사회상 등을 반영하거나, 한 해의 방향성과 목표를 정해 구성원들에게 희망을 갖자고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 교수들은 새해 바람을 담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정본청원(正本淸源)’을 꼽았다.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으로 ‘한서(漢書)’의 ‘형법지(刑法志)’에 나오는 문구다.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정본청원 추천 이유에 대해 “관피아의 먹이사슬, 의혹투성이의 자원외교, 비선조직의 국정 농단과 같은 어지러운 상태를 바로잡아 근본을 바로 세우고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 사자성어를 고른 윤민중 충남대 명예교수는 “2014년에 있었던 참사와 부정부패 등은 원칙과 법을 무시한 데서 비롯됐다”며 “새해에는 기본을 세우고 원칙에 충실한 국가, 사회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본청원은 지난해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 등 각종 사건ㆍ사고로 그만큼 혼란스러웠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앞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지난 1일 신년인사회에서 “새누리당은 올 한 해 정본청원의 철저한 개혁 정신으로 혁신의 아이콘이 돼야 한다”며 이 사자성어를 언급한 바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정통인화(政通人和)’라는 사자성어를 제시했다. 정 의장은 “정치가 잘 이뤄져 국민이 화합하고, 경제와 민생이 활짝 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뜻”이라며, “제 할 일 제대로 하는 국회, 특권집단이라는 비난을 듣지 않는 국회가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행하지 않으면 돌아오는 것도 없다는 뜻의 ‘공행공반(空行空返)’을 화두로 내놨다. 행동의 목적은 개혁이다. 최 부총리는 “공공ㆍ노동ㆍ교육ㆍ금융부문의 구조개혁을 통해 30년 이상 오래 갈만한 튼튼한 경제시스템을 설계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2015년 ‘필사즉생(必死則生)’의 한 해를 보내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직면한 경영환경이 생사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최악인 만큼 죽기를 각오하고 경영에 임하겠다는 의미다. 그런가하면 구직자와 직장인들이 꼽은 새해 사자성어는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룬다는 뜻의 ‘소원성취’였다.

새해 사자성어엔 희망과 각오가 담겨있다. 사자성어대로 소원성취, 만사형통하는 한 해이기를 기원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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