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쇄신 의지” vs “불통의 자화자찬”

여야, 朴 대통령 신년회견 ‘엇갈린 평가’

집권 3년차… ‘경제활성화·개혁·남북관계 개선’ 승부수

與 일각, 인사혁신·조직개편 요구하며 ‘다소 미흡’ 의견도

여야는 12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에 대해 대조적인 평가를 내렸다.

새누리당은 “국정쇄신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긍정평가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절망과 불통의 자화자찬”이라고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일부 새누리당 의원 사이에서도 조속한 인사혁신 및 조직개편을 요구하는 등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무엇보다 청와대 문건 파동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고뇌에 찬 자성을 쇄신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 쇄신 의원모임 ‘아침소리’는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기강 해이와 불통 논란이 초래한 현 정국혼란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청와대와 국민들 사이 다소 간극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인사쇄신과 국정쇄신은 없고 고집불통의 오기만 있었다”고 비판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또한 “박 대통령은 답변에서 ‘이간질시키는 사회, 정신차리고 살아야 합니다’라고 일갈했다”며 “정말 정신차려야 할 분은 박 대통령 자신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비난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신년구상의 핵심 키워드는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 남북관계 개선 등 3대 축이다.

이들 모두 정권의 명운을 좌우할 수도 있을 만큼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박 대통령이 임기 5년 중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유일한 해이자 집권 3년차인 올해 ‘박근혜 표 정책’의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 경제활성화와 구조개혁

박 대통령이 신년 구상 발표 서두에서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매우 의미있는 해이자 국정 3년차에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해로, 경제 활력을 되찾고 국가 혁신을 위해 국력을 결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부여했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중심으로 구조개혁을 밀어붙일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공공부문 개혁은 모든 개혁의 시작”이라며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공기관 부채 감축에 집중했던 1단계 정상화를 넘어 2단계에서는 불필요하거나 중복된 기능의 통폐합과 핵심 역량 위주 재편 등 본격적인 구조 조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 수도권 규제 완화 급물살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의 시점(올해 안)과 정도(과감히)를 설정하는 의지를 보였다.

수도권 규제는 경기도·서울과 인근에 경제력이 집중되고 인구가 몰리는 현상을 완화하는 행정조치를 뜻한다. 정부는 지난 1982년 말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제정하며 수도권 규제를 시작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날 박 대통령이 ‘단두대’라는 강한 어감의 단어를 사용하면서까지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것은 수도권 규제 완화 추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남북관계 신뢰구축

박 대통령은 또 올해는 남과 북이 함께 평화롭고 자유로이 왕래하고 유라시아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기를 희망한다면서 작고 낮은 단계에서부터 실질적인 신뢰 구축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인 올해를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여러 가지 공동 행사를 남북이 함께 추진할 것을 제안하고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의 선순환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해인ㆍ김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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