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적송(赤松)

맹기호

적송(赤松)

저와 함께 사랑한 날을 기억하시나요

저에게 해주신 맹세를 기억하시나요

그렇게 바람 따라 가신 날부터

봄이면 송화가루 비단처럼 날려

님 오시는 길 영접하였고

가을 마다 편지에 날개 달아

소식을 보냈습니다.

그 길에 앉아

세월 흘러 곱던 얼굴 지나고

사무치는 그리움으로 온몸 붉게 물들었습니다.

끝끝내 님오시지 않는다면

끝끝내 님오시지 않는다면

새봄 오기 전에

이제는 제 마음 가져가시고

남은 숨도 거두어주시옵소서

 

맹기호

<문예사조> 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수원문인협회 부회장, 한국경기시인협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수원일요화가회장(1995~2013), 수원 상촌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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