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배우 김혜자씨가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 세계의 아동을 도우며 겪은 체험담을 엮어 펴낸 책 제목이다.
빈곤과 굶주림에 피골이 상접해지고 삶의 의욕조차 잃은 아이들을 보면서 그녀는 전쟁으로도, 노동착취로도, 부(富)로도, 심지어 꽃으로도 아이들에게 어떠한 고통과 아픔을 주지 말라고 호소했다.
왜 그랬을까? 전 세계 아이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태어나 미래 그 나라의 동냥이자 세계의 동냥으로서 그 존엄성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헌데, 작금의 우리 아이들의 실상은 어떤가. 인천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어린이집이 아동폭력과 학대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밀치고 꼬집고 하는 것은 약과다. 엊그제 인천에서 공개된 동영상은 그야말로 충격이다.
주먹으로 아이를 구타하는 장면은 모든 어머니, 아버지를 공분케 하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교사나 원장은 ‘그런 의도가 없었다’, ‘몰랐다’, ‘주의를 줬는데…’의 핑계나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해 ‘아이들을 키우는 어른이 맞나’하는 개탄을 하게 한다.
그들에게는 혹시 아이들이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 마저 든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라고 했거늘…
▲언제나처럼 일이 터지자 정부나 지자체가 뒤늦게 아동폭력에 대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교사의 처우개선이니,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니, CCTV 설치니 등등.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자,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대형사고가 터질 때마다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다르지 않게, 어쩌면 똑같은 형태다. ▲그렇다고 하지 말라 할 수도 없다. 이마저도 하지 않으면 그나마의 대책이 없거나 또다시 슬그머니 넘어갈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왕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한다.
특히 아동폭력과 학대를 발본색원(拔本塞源)하는 차원에서 이번만큼은 더더욱 그렇다. 망설이지 말자. 아이를 꽃으로라도 때려야겠다는 의식과 생각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는 어른들은 이번 기회에 아동교육 현장에서 즉각 퇴출시키자.
정일형 지역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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