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의 일그러진 두얼굴] 1. 버려지는 에너지
고덕국제신도시를 비롯한 소사벌지구 택지개발 등 평택이 개발 열풍으로 뜨겁다.
정부는 이들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를 활용해 열을 생산, 지역난방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이들 발전소를 활용한 열공급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으며, 발전소들이 에너지 일부를 버리는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환경 오염은 물론 생태계 파괴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열에너지를 생산 못하고 있는 평택의 복합화력발전소들이 허공과 바다 등에 에너지를 버리면서 효율적인 에너지 이용률을 강조하는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
더욱이 버려진 에너지로 인해 환경 오염은 물론 인근 생태계 파괴까지 더욱 가속화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평택시, 발전소 등에 따르면 소사벌지구와 고덕국제신도시에 각각 지역난방을 공급하기 위해 집단에너지사업 허가권을 득했던 오성복합화력발전소와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는 아직까지 열에너지 공급 없이 전기만 공급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면서 활용해야 할 에너지 일부가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발전소의 경우 100의 에너지 비용을 들여 전기만 생산하면 에너지 이용률이 40%인 반면,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면 에너지 이용률을 70%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그러나 소사벌지구 등 3만 가까운 세대에 지역난방을 공급해야 하는 오성복합화력발전소는 열생산설비를 갖추지 못해 일부 에너지가 수증기 형태로 허공에 날아가고 있다.
더욱이 날아간 에너지를 포함한 수증기가 바람 방향에 따라 인근 고가도로인 서동대로를 덮쳐 운전자들의 시야를 방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한 고가도로를 포함한 인근 도로를 지나가는 수증기가 얼면서 도로 결빙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성복합화력발전소는 최근 온배수까지 배출하고 있어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평택시 행정사무감사에서 폐회로방식에 의해 온배수의 하천방류는 없다고 했던 발전소측의 답변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이다.
평택시는 최근 어민들의 민원을 통해 확인한 결과 오성복합화력발전소는 시간당 온배수 150t(600t 중 450t 증기)이 방류(20~25도)된다는 사실을 확인, 한강유역환경청에 사후 환경영향조사 등 통해 수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조공문을 보내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어민들은 하류(8㎞)에서 서식하는 어류의 상류 이동으로 어획량 감소 현상까지 발생하는 등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에서 운영 중인 발전소도 같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준공한 2단계 복합발전소도 환경영향평가와 설계 과정에서 열을 생산할 수 있도록 했지만 아직까지 설비조차 하고 있지 않아 수증기 형태로 일부 에너지가 날아가고 있다.
온배수는 2단계 복합발전소에 이어 3단계 복합발전소 건립도 추진하면서 배출되는 양이 늘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졌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최초 발전소를 건립한 198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존의 기력과 1단계 복합발전소에서 배출된 온배수 양은 시간당 23만9천200t이었지만 2단계 복합발전소의 운영으로 배출하는 온배수 양이 시간당 6만5천t 가량 늘었다.
또 오는 28일 가질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준공을 추진중인 3차복합화력발전소의 온배수 배출량도 시간당 6만6천t으로 예상되면서 전체 온배수 배출량은 시간당 37만200t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전명수 서평택환경위원회 위원장은 “발전소에서 온배수를 배출한 이후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우럭이 잘 잡혀 낚시꾼들이 몰려들기도 했다”며 “또한 2단계 복합발전소 건립과정에서 환경단체들이 모여 성명서를 내는 등 문제점을 제기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온배수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어획량 감소와 생태계 교란 등도 발생하지만 중요한 것은 오염의 확산 속도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주현종 경기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온배수의 경우 어획량과 생태계 교란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장시간 바다에 흘려보낼 경우 오염의 확산 속도가 빨라져 주변 생태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성화력발전소 관계자는 “지역난방을 공급하게 되면 냉각부하 저감으로 수증기가 절감되는 개선효과가 나타나게 될 것으로, 단기적으로도 설비를 개선하고 있다”며 “온배수 배출 문제는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발전본부 관계자는 “인근 가스공사에서 배출되는 영하 160도의 물을 활용해 온배수의 온도를 낮춰 기화수로 활용되는 양은 시간당 1만t에 달한다”며 “또한 온배수로 인한 해양의 수온변화는 준공 후 사후환경영향조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해영 이명관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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