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원예·안성인삼농협 등 대의원 간선 투표 진행 현직 프리미엄에 후보 없어… “직선제 취지 무색”
올해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두고 부천원예농협 등 경기도내 5개 품목 농협은 현 조합장의 무난한 당선이 예고되고 있다.
이들 조합은 대의원 간선 투표로 조합장을 선출하게 되는데다 선거 특성상 현직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 출마 예상 후보들도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결과, 현 조합장의 ‘나 홀로 선거’로 치러져 조합장 직선제라는 선거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2일 도내 5개 품목농협 등에 따르면 농ㆍ축ㆍ수협 및 산림조합장 선거는 다음달 11일(오전 7시~오후 5시) 전국에서 동시에 실시된다. 도내에서는 지역농협 144곳과 지역축협 17곳 등 161개 조합을 비롯해 수협 1곳, 산림조합 15곳 등 모두 177명의 조합장을 뽑게 된다.
이 가운데 부천원예농협, 이천 도드람양돈농협ㆍ경기동부인삼농협, 안성인삼농협, 김포파주인삼농협 등 5곳은 대의원 간선 투표로 진행된다. 대의원 수는 부천원예농협 51명(조합원 총수 293명), 도드람농협 55명(595명), 동부인삼농협 59명(823명), 안성인삼농협 59명(777명), 김포파주인삼농협 51명(571명) 등이다. 모두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60명을 넘지 않는다. 반면 전국 최대 단위농협인 수원농협의 조합장 선거 유권자(조합원)가 7천300여명에 달하고 있어 상반된 선거 분위기가 예고된다.
특히 이들 농협은 대의원 투표로 선거가 치러지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이종근 현 부천원예농협 조합장, 이영규 현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 윤여홍 현 경기동부인삼농협 조합장, 박봉순 현 안성인삼농협 조합장, 조재열 현 김포파주인삼농협 조합장 등 현직의 유임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조합장 선거는 예비후보 등록 기간이 없는데다 후보자 외에는 선거 운동을 할 수 없어 현직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조합원 직접 투표가 아닌 대의원들이 참여하는 간접 선거인 탓에 인지도가 높은 현 조합장의 현직 프리미엄이 어느 선거보다도 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최대 1천만원까지 내야 하는 기탁금의 경우, 득표율이 일정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되돌려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도 현직 조합장과 경쟁할 대항마의 출현을 어렵게 하고 있다.
대의원 선거를 치르는 A조합 관계자는 “각지에 조합원이 산재해 있는 품목계 농협의 특성상 전체 투표가 쉽지 않아 조합 정관에 따라 총회를 거쳐 대의원 투표로 선거를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합장 동시 선거가 직접 민주주의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게된 배경을 고려할 때 간접 선거는 그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농협의 한 관계자는 “대의원 투표는 조합원 스스로 제대로된 조합장을 뽑아보자는 당초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 같다”며 “특히 ‘나홀로 선거’라는 오명이 생기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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