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

스포츠 분야,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본다면 최근 프로야구계의 최대 화두는 바로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이다. 지난 2009년부터 6시즌 중 5시즌이나 최하위에 머무르며 패배 의식에 빠진 독수리 구하기에 나선 김 감독.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지옥의 펑고’를 날리며 선수들에게 ‘승리 DNA’ 심기에 열을 올리는 등 팀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또 식사시간과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줄이며 진행되는 빡빡한 훈련 스케쥴에 맞춰 선수들은 연일 입에 단내가 나도록 뛰고 또 뛰고 있다. 일각에서는 ‘너무 가혹하다’는 시선으로 김 감독을 바라보고 있지만, 선수단과 팬들은 조금씩 변해가는 한화이글스의 모습에 내심 ‘올해 일 한번 내는 것 아니냐’는 기대 섞인 희망가를 부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이제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기존의 조합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 농업 분야도 변화와 개혁을 통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제한된 각종 선거방식으로 인한 진입 장벽이 높아 변화를 시도해 보려 해도 할 수 없다는 볼멘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특히 능력보다는 인맥, 진심보다는 선심, 통합보다는 편가르기가 보는 이의 시선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더 나은 조합의 미래를 위해 선출하는 조합장 선거가 축제의 장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구태를 답습하고 불법이 판치는 아사리 판이 되면 안 된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조합의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고 조합원 모두를 똘똘 뭉치게 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지역 농ㆍ축협, 수협, 산림조합이 건강한 조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장서는 그런 조합장이 필요한 시기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감이 여느 때보다 높은 줄도 모르겠다. ‘조합계의 김성근 감독’이 많이 나와 안주하고, 안일했던 조합의 체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구태에 메스를 댈 수 있다면 어떨까.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이 세간에 화제가 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 아닐까.

김규태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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