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선거 D-2
막바지 얼굴 알리기 나섰지만
일일이 찾아다니며 만남 한계
‘깜깜이 선거’에 고민 깊어져
올해 처음으로 치러지는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자들은 제각각 선거를 앞둔 마지막 주말을 승부처로 보고 조합원 표심 공략에 나섰지만 결국 제한된 선거방식에 얼굴 알리기조차 제대로 못해 우려했던 ‘깜깜이 선거’를 치르게 됐다며 불만 섞인 목소리를 쏟아냈다.
8일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와 도내 조합장 후보자 등에 따르면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1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29곳을 제외한 경기지역 224개 투표소에서 지역농ㆍ축협, 수협, 산림조합 조합원 26만9천703명을 대상으로 일제히 치러진다.
하지만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선거일 전 마지막 주말인 7~8일에도 제대로된 선거운동에 나서지 못해 울상을 지었다. 이들은 일반 선거와는 달리 제한된 선거방식의 한계를 넘지 못해 막판 승부를 위한 ‘한방’이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화성 발안지역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A씨는 주말을 이용해 향남과 양감내 75개 대의원 지역을 돌며 막바지 얼굴 알리기에 나섰지만 당초 기대한 만큼의 성과는 얻지 못했다. 본인의 차량을 이용해 넓은 지역을 다녀야 하는데다 정작 현장에서 만날 수 있는 조합원의 수도 적었기 때문이다.
발안지역에는 3천152명의 조합원이 있지만 주말동안 잠깐이라도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눈 조합원 수는 300명도 채 안됐다. 선거기간을 다 포함해도 직접 만난 조합원 수는 800명을 넘지 못했다.
2천100여명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하는 용인 남사지역 조합장 후보자 B씨 역시 마지막 승부처인 주말, 큰 소득을 얻지 못했다. 조합원 집과 비닐하우스 등 밀폐된 공간에서의 접촉이 안돼 어렵게 집 밖에서 조합원을 만나도 명함을 건네며 짧게나마 지지를 호소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행동을 할 수 없었다.
B씨는 “지역 특성상 소문이 빠르고 또 말이 이상하게 전달될 수 있어 조합원을 만나도 마음껏 대화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비영농철인데다가 주말엔 마을회관 등에도 조합원이 거의 없어 지지호소가 쉽지 않았다”고 답답해했다.
특히 후보자의 얼굴을 알 수 있는 선거벽보는 조합 사무실 등 극히 제한된 곳에서만 확인할 수 있고, 조합 선거 특성상 연령대가 높아 발송된 공보물과 문자 메시지에 대한 관심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후보자들은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차기 선거에서는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수원지역의 한 조합원은 “조합원 정보를 모든 후보에게 똑같이 공개하고 토론회 등이 마련돼야 조합원 입장에서도 후보자를 검증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말했고, 안성지역의 한 조합장 후보자도 “현 선거방식이 오히려 조합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만큼 다음 선거에는 선거운동방식을 보완해 공정한 선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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