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ㆍ중ㆍ고등학생들은 장래 희망 직업으로 교사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2014년 학교진로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ㆍ고등학생은 남녀 성별 구분 없이 모두, 교사를 가장 희망하는 직업으로 꼽았다.
고등학생은 남학생의 9%가, 여학생의 15.6%가 희망 직업으로 교사를 꼽았다. 남학생은 과학자 등 연구원(5%), 회사원(4.5%), 경찰관(4.2%) 등이 뒤를 이었고, 여학생은 연예인(3.6%), 연구원(3.3%), 의사(3.3%) 순이었다.
중학생도 남학생(8.9%)과 여학생(19.4%) 모두 희망 직업 1위로 교사를 꼽았다. 이어 남학생은 의사(5.8%), 운동선수(5.5%), 경찰관(5.3%) 순이었고, 여학생은 연예인(7.4%), 의사(6.2%), 요리사(3.5%) 등이 뒤를 이었다. 초등학생도 여학생들은 교사(17.8%)가 되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남학생들은 운동선수(21.1%)가 되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초ㆍ중ㆍ고생 학부모들도 자녀의 직업으로 교사를 가장 선호했다. 학부모 7만4천346명을 표본조사한 결과, 초ㆍ중등 여학생, 고교 남ㆍ여학생 학부모들이 자녀 희망 직업으로 교사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희망 직업 1순위로 꼽은 것은, 갈수록 나빠지는 취업환경 속에서 ‘안정적’이어서다. 실직 위험이 작으면서 정년이 보장되고 퇴직 후 적지 않은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소질과 적성을 따지기보다 자녀들이 먹고살 걱정이 없는 직업을 택하기 바라는 부모의 영향을 학생들을 받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얼마 전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교사들의 직업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로 나타났다. 교사의 36.6%, 10명 가운데 4명은 직업을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교사는 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다.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비율도 20.1%에 이른다.
OECD 평균인 9.5%의 2배가 넘고, 전체 34개국 중 가장 낮다. 과열된 사교육으로 인해 공교육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교사의 권위가 떨어진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 학교 안팎의 경직된 관료주의 문화와 과다한 행정 업무가 원인이기도 하다.
학생과 학부모가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교사인데, 정작 교사들은 직업에 만족 못하고 교사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많으니 참으로 아이러니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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