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속타는 農心 “물 주소!” 민원 빗발

농어촌公, 거센 항의에 벙어리 냉가슴

4개월째 ‘겨울가뭄’이 이어지면서 농번기를 앞둔 농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가뭄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용수를 둘러싸고 농민들과 농어촌공사간 마찰도 빈번해지고 있다.

25일 경기지역 농어촌공사 각 지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경기지역 평균 강수량은 53.4㎜로 평년과 비교해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도내 농업용 저수지 353개소 평균 저수율은 80.8%를 보이고 있지만 본격적인 영농철이 다가오면서 저수율 하락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파주지역은 이날 현재 저수량이 59%(지난해 93%)까지 떨어졌으며 김포 65%(지난해 97%), 여주와 이천도 75%(지난해 92%) 수준으로 전년대비 저수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처럼 겨울가뭄이 농번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저수지의 저수량을 담당하는 농어촌공사를 수시로 찾아 농업용수 확보 계획과 농수로 신설 여부, 저수량 확보 대책 등을 따지고 있다.

본사 이전 등으로 인한 예산 부족으로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어촌공사는 성난 농심의 표적이 되고 있다.

경기지역 A지사에 근무하는 김모 과장은 “최근 민원인에게 욕설을 듣는 것도 모자라 멱살까지 잡혔다”고 털어놨다. 해당지역 농민인 민원인이 “우리 논에 물은 어떻게 댈거냐”, “저수량 확보 대책은 무엇이냐”, “왜 농수로는 새로 만들지 않냐” 등을 따지다 흥분을 이기지 못했던 것.

김 과장은 “십수년째 용수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올해처럼 겨울가뭄으로 민원인에게 멱살까지 잡히기는 처음”이라며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관할 저수지를 찾을 때도 농민들의 반응은 비슷해 출장 나가기가 무섭다”까지 했다.

지난해 저수량이 93%에 달했다가 올해 현재 59%까지 떨어진 파주지역 상황은 더 나쁘다. 양수기를 통해 저수량이 그나마 괜찮은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오고 있지만 부족한 강수량 탓에 농수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해당 지역 농민들은 농수로 신설과 안정적인 농수 확보 대책 등을 따지는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어, 파주지사 직원들은 일상 업무 보기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평택지사의 한 관계자는 “농민들의 민원을 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업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강도가 세지고 횟수도 빈번해지고 있다”며 “농민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민원처리가 늦어지고 있어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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