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회생 전자랜드… 사상 첫 챔프전 ‘기적 노린다’

4차전 분위기 반전 성공 4강 PO 2승2패 동률 오늘 5차전 마지막 승부

올 데까지 왔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지난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79대58로 승리,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전자랜드는 만약 이날 졌다면 그대로 시즌을 마감할 위기였지만 구단주부터 선수단까지 똘똘 뭉쳐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지난 3차전에서 아쉽게 역전패한 전자랜드는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이었다. 지난 2주 동안 6경기를 치르면서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구단주인 홍봉철 전자랜드 회장은 선수단의 기운을 북돋아주기 위해 이날 4차전에 특별한 간식을 준비했다.

대추야자였다. 유도훈 감독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의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가 다큐멘터리에서 대추야자를 간식으로 먹는 장면을 떠올렸다.

그리고 전반을 마친 뒤 선수들에게 대추야자를 먹였다. 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의 적극적인 몸싸움이 좋았다”며 대추야자의 효능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3차전 패배로 떨어진 분위기는 최고참 이현호와 ‘캡틴’ 리카르도 포웰이 추스렸다. 3차전 직후 이들은 숙소에서 선수 전원을 집합시켰다. 질책과 지적은 없었다.

이현호는 격려와 함께 선수들에게 정신무장을 강조했고, 포웰은 “오랫동안 하자”라는 짧은 말로 동기를 부여했다.

이를 악문 전자랜드 선수들은 4차전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체육관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특히, 선수들의 정신력은 제공권 싸움에서 두드러졌다. 평균 신장이 작은 전자랜드는 이번 시리즈 들어 처음으로 리그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동부와의 리바운드에서 39대31로 우위를 보였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전자랜드는 이제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동부와 최종 5차전을 갖는다. 이날 승리한다면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챔프전에 진출하게 된다.

동부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이 어깨 부상으로 출장이 불투명한 것도 전자랜드로서는 호재로 작용하는 등 시리즈 흐름이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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