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파주 ‘운정3지구’
3천여기 이전 6년4개월 소요 LH, 공기 차질에 ‘냉가슴’
재단측 “市가 대체묘지 불허” 파주시, 주민반발 우려 난색
교하신도시에 이어 파주의 2번째 신도시인 ‘운정3지구사업’이 지구내 노른자 땅에 있는 1만여기의 일산공원재단(이하 재단) 분묘이전이 지연되면서 본격 개발에 난항을 겪고 있다.
묘지이장보상이 끝났지만 재단측이 대체묘지를 수년째 확보하지 못하면서 주변부만 개발되는 기형적 난개발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본보는 운정3지구 사업의 실태와 문제점을 긴급 점검했다.
■ LH파주지역본부, 한달이자만 2억원 울상=LH는 2008년 지구지정된 운정3지구(부지 713만6천818㎡ㆍ사업비 5조8천억원) 개발을 위해 지구 한복판 24만여㎡에 조성된 재단 묘지 1만83기 이전에 2012년 10월~2013년 9월 총 607억여원을 보상했다.
재단은 이후 묘지이장에 나서 현재까지 3천343기가 이전됐다. 전체 33%를 이전하는 데 지구지정 때부터 소급하면 6년4개월이 걸린 셈이다.
LH 관계자는 “묘지이전 후 이곳 흙을 매립토로 활용하려던 계획이 이장 부진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한달 이자만 2억원 넘게 물고 있다”며 “이런 속도면 묘지 이장은 앞으로 10년도 더 걸릴 전망이다”고 우려했다.
■ 재단, 왜 묘지 이전 미루나=1970년대 묘원을 조성해 보상까지 수용한 재단은 운정3지구개발로 묘지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2013년 대체부지로 파주시 파평면일원 33만여㎡를 구입, 재단명의로 등기까지 마쳤다.
재단은 “묘지 이장은 통상 인허가 1년, 묘지조성 1년, 이장 1년등 총 3년 걸린다”며 “이 때문에 서둘렀으나 파주시가 주민민원을 핑계로 인허가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파주시는 “주민들이 격렬히 반대하고 파주국토균형발전계획상 가뜩이나 묘원이 많은데 추가조성은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묘지이장 부진에 대해 재단이 지난해 LH에 추가보상을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한 점을 미루어 “또다른 저의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2018년 완공은 물건너가=지난해 착공된 운정3지구가 묘지 대체부지를 둘러싸고 재단과 파주시 갈등으로 부진하자 LH는 “개발 백지화 광풍에도 살아남은 운정3지구사업이 묘지 때문에 2018년 사업종결은 사실상 물건너갔다”고 안타까워했다.
주변 교하지구와 운정1·2신도시 주민들은 “집에서 파헤쳐진 묘지만 눈에 들어올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며 집단민원 제기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LH 파주지역본부 김영상 부장은 “재단이 대체묘지를 빨리 조성해 일괄이장하는 것만이 대안이다”며 “이마저도 3년이상 걸려 운정3지구 본격개발은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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