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농가, 올 초부터 화초 말라죽어 과천시·기관 토양오염 등 역학조사 SK “경유·등유 아닌 윤활유 성분 정확한 원인, 연구소 분석 나와야”
SK에너지 저유소(옛 유공저유소)가 위치한 인근 화훼농가에서 기름이 섞인 지하수가 나와 과천시와 관계기관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5일 과천시와 화훼농가 등에 따르면 과천시 과천동 34-1일대에서 식물원을 운영하는 K씨는 비닐하우스 내 설치된 지하수를 이용해 화초류를 키우고 있는데, 올 초부터 화초들이 말라죽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더니, 최근 지하수에서 기름이 섞인 물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에 K씨는 지난 2일 지하수를 채수해 과천시와 SK에너지에 성분 검사를 의뢰했다.
K씨는 “올 초 봄꽃 출하를 위해 수십만 포트의 베고니아를 재배했지만, 기름이 섞인 지하수로 인해 모두 말라 죽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지하수 오염은 SK에너지 송유관에서 흘러 나온 기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K에너지 저유소는 지난 1970년대 말부터 설치돼 40여년 동안 사용해 오다 노후화로 지난해 말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름이 섞인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나올 경우 이 일대 수백여 화훼농가로 피해가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과천시는 즉각 토지오염과 지하수 성분 조사에 착수했다. 과천시 관계자는 “주민의 민원을 받고 현장을 방문했는데, 정말 기름이 섞인 지하수가 나오고 있었다”며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지하수 성분과 토양오염 등 역학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화훼농장에서 기름이 섞인 지하수가 나온다는 민원이 접수돼 직접 현장을 방문, 지하수를 확인했다”며 “현재 대덕연구소에 성분 조사를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에너지가 1차적으로 지하수 성분을 분석한 결과 휘발유나 경유, 등유 등의 성분이 아니라, 윤활유 성분으로 밝혀졌다”며 “정확한 원인은 대덕연구소 분석이 나와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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