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농업’… 생명산업 ‘農UP’

[경기농업 100년, 미래를 준비한다] 1. ‘경기농업의 산실’ 경기도농업기술원

경기농업이 출범한지 올해로 98년이 지났다.

그동안 경기농업은 이천쌀과 여주쌀, 김포쌀 등 대표적인 쌀 품종 개발로 우리 식탁에 맛깔나는 밥쌀용 쌀을 제공하는 주 원산지로, 또 장미와 국화, 버섯, 인삼 등 다양한 신품종 개발과 맥주맛 막걸리 등 신기술 개발을 통한 농업 육성 사업에 나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경기지역의 농산업화는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서부터 강소농과 귀농ㆍ귀촌 농가 지원 등 전문화된 농업 인력육성의 보고 및 고품질ㆍ신품질 농산물 생산의 전진기지로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

이에 본보는 연중 시리즈를 통해 경기농업의 현주소와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다양한 농가 현장을 집중적으로 알아본다. 편집자 주

‘경기농업의 산실’로 농업인의 실익 증진에 매진하고 있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지난 1917년 부천에서 종묘장으로 태동된 후 경기도농사시험장(1932년), 경기도농사기술원(1949년)을 거쳐 1962년 농촌진흥법 발효와 동시에 경기도농촌진흥원으로 개명했다.

이후 1978년 부천에서 현재의 화성 태안으로 터전을 옮겨 1998년 경기도농업기술원으로 명칭이 바뀐 뒤 지금에 이르고 있다.

▲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과학교육관 전경.

도농기원은 연구직 67명(농업연구관 19명, 농업연구사 48명), 지도직 29명(농촌지도관 10명, 농촌지도사 19명), 일반직 60명 등 156명의 농업 전문인들이 ▲신품종 육성과 지역전략작목 연구개발 ▲영농현장 농업기술 및 우량종자 생산 보급 ▲고부가 농산업화 및 저탄소 녹색성장 기술 확산 ▲농업인에 대한 새기술 교육 및 농촌자원개발 ▲농업인 학습단체와 전문농업인력 육성 등을 통해 경기농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

과거 녹색ㆍ백색혁명을 주도하며 경기농업의 산증인을 자처하는 도농기원은 이제 선인장 및 장미 등 각종 화훼 신품종 개발 등 연구 사업에서부터 지구 온난화 대응 신기술 개발과 6차 산업 개발에 따른 창조농업 실현에 이르기까지 오직 농업과 농민의 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에 본보는 도농기원의 과거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동시에 친숙한 농업 환경 조성에 나서는 도농기원의 활약상을 알아본다.

■ 통일벼 개발에서 감성농업 실현까지

도농기원은 시대별로 농업 환경 변화에 따른 다양한 농업정책을 전개하며 경기농업의 발전을 주도해왔다. 우선 1960년대에는 국가 농업연구지도 체계를 도입, 중앙과 지방, 농협 등의 지도기능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품종개량과 병해충 조사연구 등 기반기술을 도입하는 등 경기농업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1970년대에는 이른 바 녹색혁명의 중심에 서 통일벼 개발 및 보급을 통한 자급자족을 달성하고, 농

촌주민의 식생활 개선 및 영양 향상에 주력하는 등 식량 증산과 지도, 보급 강화에 앞장섰다.

▲ 임재욱 도농기원장과 네팔의 비료회사 히말리안 대표가 기능성 비료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하는 모습.

1980년대에는 백색혁명을 통해 비닐하우스 및 멀칭재배 기술로 사계절 신선채소 공급에 나서는 한편 경운ㆍ정지부터 수확까지 농업의 기계화 및 관련 농법 개발 보급에 힘썼다.

이후 1990년대에는 품질혁명을 통해 UR, WTO 등 시장개방에 대응하기 위한 R&D 투자 확대에 나섰고, 고품질 원예품종 개발 및 보급, 경기농업의 자동화ㆍ규모화에 집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수출ㆍ친환경ㆍ기능성 등 고부가가치의 블루오션 시장개척에 나서는 동시에 BTㆍETㆍITㆍNT 등 첨단과학기술 접목을 통한 농업의 부가가치 향상에 앞장섰다. 또 감성농업과 지표농업, 신소재 고부가 첨단농업을 시행하며 경기농업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 로열티 받는 ‘선진농업’ 기틀 마련

과거 우리나라는 외국으로부터 각종 화훼를 수입하면서 로열티를 지급하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였다. 하지만 도농기원은 지속적인 신품종 개발과 육성 보급을 통해 로열티를 받는 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우선 도농기원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딥퍼플 등 장미 5품종 248만주를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케냐, 네덜란드 등 19개국 163개 농장에 수출해 7억2천만원의 로열티를 받았다. 또 수출용 국화 퍼플드림 1품종 2만본을 해외 수출시범재배에 활용하고 있다.

▲ 도농기원 연구원들이 스마트 식물공장에서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더불어 도농기원은 온실가스 저감 비료개발 보급에도 앞장 서 지난 2013년 저탄소 비료 1천459t을 보급하는 동시에 네팔과 국제협약을 통해 저탄소 녹색비료를 수출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맛드림과 경기5호 등 최고품질 벼 신품종 육성에 나서는 동시에 최고 과일 생산단지 육성과 벼 우량종자 보급, 친환경 유용미생물 생산ㆍ공급 등을 통해 경기농업의 발전과 농민 실익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바나나맛 식혜, 맥주맛 막걸리 등 도농기원이 자체 개발한 기술을 민간업체에 이전, 민ㆍ관이 상생하는 시너지 효과 창출에도 앞장 서고 있다.

■ 시민과 함께… 친숙한 ‘농업문화’ 정착

도농기원은 기술원내 각종 시설을 일반 시민들에게 상시 무료로 개방하며 농업이 친숙한 문화 만들기에 앞장 서고 있다.

우선 농경문화 박물관격인 ‘농업과학교육관’과 ‘야외전시장’은 아이들에게는 농업·농촌에 대한 산교육장으로, 가족단위 방문객에게는 편안한 나들이 휴식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교육관내 ‘농경문화전시실’은 경기도의 전통 농경문화 유산을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로 재현, 우리 농경문화의 옛 뿌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도농기원 직원들이 도내 하우스 농가에서 농가경영컨설팅을 벌이는 모습.

또 ‘첨단과학전시실’은 현대 우리농업의 변천 과정과 새로운 농업기술, 농자재, 실물, 모형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으며 특히 야외 전시장에는 조선시대 대표적 과학기구인 측우기, 해시계, 규표는 물론 연자방아, 디딜방아, 각종 절구류, 장독대, 정자 등이 전시돼 연간 4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찾아 명실상부 경기농업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현기 기획홍보팀장은 “지난해 농촌진흥청이 전주로 이전하면서 도농기원이 수도권을 대표하는 농업기관으로 재탄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농업과 농민 발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모두가 친숙한 농업 만들기에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인터뷰] 임재욱 경기도농업기술원장

“농축산업 경쟁력 강화… 안전하고 건강한 농촌 만든다”

경기농업 100주년을 앞두고 임재욱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올해를 ‘경기 농축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안전하고 건강한 농촌을 만드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임 원장은 이를 위해 먼저 경쟁력 있는 품목 육성에 앞장 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장미, 국화, 선인장 등 수출국 기호에 알맞은 수출용 신품종과 경기도 내수 비중이 큰 작목, 추청벼를 대체할 밥쌀용 벼와 발아현미, 녹색쌀 등 특수미를 육성하고 최고품질 쌀 생산단지 13개소를 조성해 술, 떡 등 쌀의 부가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 원장은 최고 수준의 농업기술 개발ㆍ보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세계 농업의 추세에 걸맞게 ICT 융복합 첨단농업기술을 접목한 식물공장 상용화와 도시농업 확대에 따른 기술을 개발 보급하겠다”며 “특히 천적을 활용한 친환경 안전 농산물 생산기술과 친환경 유용미생물을 생산 공급하고 30년간의 기상 빅 데이터를 이용한 농업환경 변동을 연구해 과학영농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잘 사는 농촌 만들기에 대해 임 원장은 “소규모 농가형 창업 활성화를 위해 농식품 가공ㆍ판매ㆍ홍보를 지원하는 한편 시ㆍ군의 마을회관을 활용한 농촌마을 따복공동체인 ‘실버식물농장’을 조성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시민농장 등 지역공동체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는 도농복합형 도시농업 공동체도 육성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무리 세상이 변한다 할지라도 ‘한나라의 근간인 농업이 바로 설 때, 국민의 먹거리가 안전할 때’, 국가 경쟁력과 국민의 행복지수도 높아진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임원장은 “앞으로도 도농기원 가족 모두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경기농업의 주역임을 자부하면서 희망찬 경기농업, 농업의 제2도약을 꿈꾸며 소통과 대화합으로 창조농업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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