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6일 오전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당시 온라인뉴스팀장을 맡고 있던 기자는 텔레비전 자막을 통해 속보 처리 뉴스로 세월호 사건을 처음 접하게 된다.
그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안산 단원고 학생 등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뉴스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이내 “탑승자 전원 구조”라는 방송 자막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것도 잠시.
이 보도가 오보로 판명나면서 대한민국은 차디찬 바닷물 속에 갇힌 어린 학생들이 끝까지 살아남기를 바라는 기적과 온국민의 성원으로 들썩였다.
하지만 구조 과정의 어려움으로 인한 지체로 사망자가 하루하루 늘어나고,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책임자들이 자기만 살자고 배와 탑승객을 버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한민국은 분노와 충격에 휩싸였다.
그리고 끝내 9명의 실종자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그렇게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렇다. 4월16일은 세월호 침몰 사건이 발생한지 꼭 1년이 지난날이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며칠 전 정부가 숨진 학생들과 교사들에 대한 보상 규모를 밝혔지만 세월호 유가족들은 여전히 해양수산부 청사 앞에서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어딘가에 있을지 모르는 실종자와 제대로 된 사건 원인 규명을 위해 필요한 세월호 인양을 1년 가까이 끌어온 정부가 인양 여부를 놓고 여론수렴을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고위직들이 이같은 의견을 낸 이면에도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실을 원하는 유가족의 마음까지 헤아리고 그들의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는 대안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안전 불감증’을 일깨워준 반면 개개인의 마음 속에 반목을 심어주고, 진실을 믿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제 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근데 누구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지 못하는 분위기로 흐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세월호 사건은 정쟁과 이익이 우선시 되는 사안이 아니다. 우리는 진정 어른으로서, 책임자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1주년을 맞은 세월호 사건. 다시는 이같은 아픔이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스스로를 다시 한번 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다.
김규태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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