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눈사람

 눈사람

언젠가 조막손으로 만들었던 눈사람을

춥다고 딸아이가 집으로 데려와서

오, 저런 아랫목에다

이불까지 덮었네

눈 오는 것이 좋아 눈사람이 된 그이를

집으로 데려오기엔 남이 볼까 불편하고

혼자만 두고 오기엔

미안하고 애잔하고

그러나 속없이 기다리고 내내 맞아

아이들 눈싸움에도 빙그레 웃기만 할

사나흘 젖어 말린 그 자리

꽃이 되는 이름이여

경남 거제도 출생. 수필가. 시조시인, 칼럼리스트로 활동. 고1국어교과서에 논설문 <꿈의 전략을 세워라> 와 중3 국어교과서 <숫자 함정에 빠진 ‘데이’ 열풍> 집필. <나는 꽃이 아니다> , <작은 것이 아름답다> 를 펴냈으며 현재 수원문인협회 부회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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