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장애인·아이들의 닮은 점

이명관 사회부 차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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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아이들은 닮은 점이 참 많다. 우선 순수하다. 혹자는 잘 몰라서 그런 말 편하게 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을 때묻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기에 그들의 세상은 어른보다 훨씬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다. 또 단순하다. 예쁜 것은 예쁘다고 표현하고,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진심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은 홀로서기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는 점이다. 애정과 관심을 비롯한 끝없는 돌봄이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이들과 함께라면 힐링이 된다. 잠시 동안 세상의 근심과 걱정을 잊어버릴 수 있다.

꽃들이 축제처럼 피어나는 아름다운 4월의 봄날, 두 번의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한 번은 향림원에서 나온 30대의 남ㆍ여 장애인과 활동보조인, 후배 기자들과 함께였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에는 9살, 3살 된 아이들과의 가족 나들이였다.

실제 이들은 공통점이 참 많았다. 이들은 똑같이 튤립을 비롯한 꽃밭에서 뛰어다니며 즐거워했다. 또 놀이기구를 타기 전 표정에 나타난 기대감과,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소리를 지르며 행복을 만끽하는 모습도 흡사했다. 그리고 놀이기구를 모두 다 탈 수는 없다는 점도 비슷했고, 결국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놀이기구를 타야 했다. 물론 옆에 함께…

동물구경을 할 때도 받아들이는 느낌이 어른들과는 달라 보였다. 마치 동물들과 자신들만의 대화를 하는듯한 착각까지 들었다. 실컷 논 뒤에 야외에서 먹는 동안의 행복하다는 표현도 마찬가지였다. 길을 걷다가 아이스크림 같은 군것질에 대한 욕심도 같았다.

인형 등을 파는 작은 선물가게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무엇인가를 사줬으면 하는 바람마저도 유사했다. 이들이 웃을 때는 주변까지 밝게 하는 해피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모습도 똑같았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한 말도 똑같았다. “오늘은 내 생애 가장 행복한 날 중의 하나예요”라는 표현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리고 “다음에 또 와요. 그런데 언제 데리고 올 거예요?”라는 말과 함께 기대감 어린 눈망울까지 똑같았다.

이명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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