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돋는 가격… 부모 등골 빼는 ‘요괴워치’

장난 아닌 ‘고가 장난감’

▲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수원의 한 대형마트 완구코너에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각종 애니메이션 캐릭터 완구를 사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추상철기자

“지난 크리스마스 때 티라노킹 열풍으로 제품을 구하려고 밤잠 설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번에는 요괴워치를 사달라고 난리네요”

수원시 매탄동에 사는 전모씨(41여)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초등학생 아들에게 사줄 선물을 찾아보다가 기분만 상했다. 최근 TV에서 방영해 인기를 얻은 ‘요괴워치 DX’를 가격비교사이트에서 검색해보니 가격이 10만원대를 훌쩍 넘어갔기 때문이다.

전씨는 “제조사에서 운영하는 공식사이트 정가는 3만5천원이었지만 품절로 구매할 수가 없었다”며 “발품을 팔아 대형마트를 다녀도 물량이 없고,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가격을 비교해보면 1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 형성돼 있어 너무 부담스럽다”고 답답해했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해야 할 어린이날이 ‘고가 장난감 제품의 향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 특히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제조사들이 제품 가격 상승을 유도하기 위해 소량 생산에 나서면서 정상가의 2~3배 이상 높게 가격이 책정돼도 제품을 구하기 어렵거나 대체 장난감 역시 고가여서 부모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지난달 어린이날 완구류 선호도(초교생 200명 대상)를 조사한 결과 일본 반다이사가 출시한 ‘요괴워치 스페셜 세트’의 선호도(30%)가 가장 높았고, 이어 카봇 완구 신제품인 ‘펜타스톰(29%, 9만5천원)’, ‘파워레인저 티라노킹(25%, 9만원)’, ‘어벤져스 시리즈 피규어(11%, 6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요괴워치 정가는 3만5천원이지만 이날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 온라인 오프마켓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8만원에서 최대 20만원대로 형성돼 있었다.

오픈마켓의 특성상 제품가격을 판매자가 책정하는 방식이어서 수요가 많을 경우 가격은 천정부지로 뛸 수밖에 없다. 오픈마켓 관계자는 “판매자가 제품을 할인하든, 가격을 올리든 모두 판매자가 결정하는 부분이라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프라인 매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부모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인기 제품은 한정된 물량으로 인해 품절되기 일쑤이거나 현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대체 장난감 역시 7만~10만원대의 고가여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수원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영통점 등 대형마트들도 요괴워치(단품제품, 1만2천원) 등 인기 상품은 이미 품절돼 재입고 되려면 최소 2~3주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이지만 입고 시기를 앞당겨 달라는 등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어린이날 등 특수가 예상되는 날에는 인기상품의 물량확보가 관건이지만 제조사가 제품을 적게 풀면서 물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며 “캐릭터 완구시장의 고가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