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병’ 위해 삼성서울병원 찾은 3명 확진 판정 보건당국 감시망 벗어나… 비격리상태 수백명 접촉
보건당국의 자가격리자와 능동감시 등 관리대상에서 빠져있던 메르스 감염환자가 하루 3명이나 발생, 또다시 방역대책에 허점이 드러났다.
이들 3명 역시 앞서 10여명의 비 관리대상 감염환자처럼 확진 이전에 수많은 사람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새로운 슈퍼전파자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16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메르스 확진 환자는 모두 4명이며 이 가운데 3명은 보건당국의 관리대상(격리·능동감시)이 아니었다. 3명 모두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준욱 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151번(38·여), 152번(66), 154번(52) 환자는 자가격리 또는 능동감시 대상에 들어있지 않았고 153번(61·여)만 능동감시 대상자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보건당국은 확진자와 2m이내에서 밀접 접촉(자가 격리)하거나 같은 공간에 있던 사람(능동감시)에 대해서는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151, 152, 154번 환자 모두 14번 환자(35)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관리를 하지 않았다. 특히 대구지역 첫 메르스 확진자인 154번 환자(공무원)는 삼성서울병원을 방문 이후 예식장 등 다수 다중이용시설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28일 어머니·누나와 함께 진료 차 서울삼성병원에 갔다가 KTX를 타고 대구로 돌아왔다. 이후 발열 등 이상증세로 지난 15일 1차 양성판정을 받기 전까지 17일간 예식장과 주말농장, 장례식장, 시장, 식당, 목욕탕 등 이용객이 많은 장소를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버스를 타고 전남 순천으로 여행을 갔다가 온 사실도 밝혀졌으며 업무는 물론, 직원과 회식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A씨 행선지 중에 경로당 3곳이 포함됐으며, 이곳에서 면역체계가 약한 노인 130여명과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건당국이 삼성서울병원에서 벌어진 메르스 2차 유행 당시 일부 환자 가족이나 방문자에 대해서는 느슨하게 대응하면서 오히려 메르스가 더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건당국은 삼성서울병원 방문자 등 4천여명에 대해 지난 15일이 돼서야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부지방국세청 한 고위 간부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국세청은 해당 간부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는 비서와 직원 등 26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했다. A국장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지인 병문안 차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방문했으며 이달 10일 메르스 2차 양성 판정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이날 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메르스 확진자는 모두 154명(19명 사망 포함)이 됐다. 확진자 중 38번 환자(49)와 98번 환자(58), 123번 환자(65) 등 3명이 이날 사망했으며 16명의 상태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격리자도 총 5천586명으로 전날보다 370명 늘었다.
김동식 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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