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도 메르스 삭풍… ‘팜스테이 마을’ 줄줄이 예약취소

숙박·체험 예약 줄줄이 취소…“세월호 때보다 더 심해”
이천 ‘부래미마을’ 등 40여곳 여름 특수도 물거품될까 걱정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 피해가 농촌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16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경기팜스테이 마을 등에 따르면 고령화와 일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지역 소득 증대를 위해 시작된 마을 공동체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팜스테이 마을이 현재 경기지역 40곳에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지난달 말 메르스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팜스테이 마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천 부래미 마을의 경우 이날 현재까지 6월 한달간 예약된 80여건, 8천여명의 방문객 전원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1억원 상당의 피해를 보게 됐다. 연천 임진 나룻배 마을 역시 메르스 사태 여파로 학교별, 가족단위 체험객 전원이 예약을 취소하면서 4천여만원 상당의 매출 피해가 예상된다.

안성지역의 대표 팜스테이 마을인 유별난 마을도 다음달 2일까지 예약된 700여명의 예약자들이 메르스 사태로 한꺼번에 취소하면서 피해액만 2천만원 상당(잠정)에 이를 것으로 점쳐졌고 감자로 유명한 양평 옹달샘 마을 역시 이달 예약된 200여명이 프로그램 참가를 포기하면서 1천만원에 가까운 수입이 줄어들게 됐다.

이들 마을 뿐만 아니라 경기지역 대다수 팜스테이 마을들도 이미 예약된 숙박과 음식, 체험형 프로그램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적게는 1천만원에서 많게는 3천만원 가까운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홍석기 양평 옹달샘 마을 대표는 “하지(22일)를 전후로 물놀이를 병행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어왔지만 올해는 메르스 여파로 사실상 이달 혹은 다음달 초까지 운영이 어렵게 됐다”면서 “메르스가 최대한 길어지지 않기를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영관 경기팜스테이협의회 회장은 “지난해 세월호 사태가 발생했을 때도 많은 피해를 봤지만 그래도 가족단위, 또는 소규모 체험객들이 꾸준히 체험에 나서 어느 정도 운영을 할 수는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메르스 사태의 경우 전면 취소가 이어지면서 작년 세월호때 보다 10% 이상 피해를 더 보고 있지만 국가적 재난 상황인 만큼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하소연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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