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 등으로 천덕꾸러기 취급받던 경기도의료원이 적극적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으로 오랜만에 칭찬받았다. 민간 병원에서 꺼리는 메르스 환자 수용과 치료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응원에 의료진을 비롯한 경기도의료원 모든 임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갔다.
모처럼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최근 부적절한 인사로 내부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고 있어 안타깝다. 상급기관 경기도 감사에서 각종 비리 혐의로 해임처분을 받은 간부 A씨를 다시 기조실장에 발령냈다. 상급기관 감사결과를 무시한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인사다.
이 부분에 대해 의료원장은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입을 닫았다. 기자의 취재에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정당하고 절차에 맞는 인사라면 당당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맞다.
인사에 앞서 열린 경기도의료원 인사위원회에서도 문제의 간부에 대해 감사결과 해임 결정을 내렸지만 도의료원장은 인사위원회 결과를 최종 결재하지 않아 인사위원회를 무력화했다. 당시에도 도의료원장은 이유를 묻는 기자의 취재에 노코멘트했다. 그리고 이번 인사를 강행했다.
문제의 간부 A씨도 할 말은 많다. 경기도의 해임처분이 잘못됐다며 여기저기 탄원서도 내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여러 방식의 소명 구제 절차를 통해 명예회복에 안간힘이다. 문제는 경기도의료원의 원칙없는 인사행태다.
경기도의료원이 절차대로 감사결과를 이행하고 A씨도 법 절차 등 소명절차를 통해 복직을 요구할 수 있다. 도의료원은 그 결과대로 인사하면된다. 하지만 경기도 감사결과와 자체 인사위원회를 무시하고 단행한 인사는 명분을 찾기가 어렵다. 도의료원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쉬쉬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인사 하나로 단합된 분위기가 조성됐던 의료원의 내부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도의료원이 내ㆍ 외부 불신을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원칙과 제대로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선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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