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웅 K-water 수도권본부장
“물은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지만 이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물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물은 생명수가 아닌 재앙으로 돌아옵니다.”
K-water 수도권본부 최재웅 본부장(54)은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적으로 홍수와 가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미래를 대비한 물관리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물로 인한 피해를 막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 지 오래됐지만, 대다수 국민은 물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하고 물을 자연적으로 공급되는 영원한 자원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중부지방 강수량은 예년에 비해 50∼60% 수준으로 심각한 가뭄이었고,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식수가 부족할 정도로 위기였습니다.”
최 본부장은 이번 가뭄은 하나의 예고편에 불과하다고 경고한다. 미국 동부 곡창지대는 58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캘리포니아주는 4년간 지속된 가뭄으로 25%의 강제 절수령에 이어 물 사용을 감시하는 ‘워터캅’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최 본부장은 우리나라도 이 같은 재앙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미래를 대비한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로 인한 강우변동폭이 증가할 것으로 예견하고 있지만, 2000년 이후 가뭄에 대비한 댐 건설은 3개에 불과하다는 것. 갈수록 가뭄은 심각해지는 데 내리는 비를 가둘 ‘물 주머니’가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제 댐 건설은 환경차원이 아닌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물로 인한 재앙은 국가적 위기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와 여건이 비슷한 일본은 2000년 이후 물 주머니를 늘리기 위해 373개의 중소규모의 댐을 건설했고, 태국 등 동남아시아도 홍수와 가뭄에 대한 물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전 세계가 물로 인한 재앙을 막기 위해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가뭄과 홍수에 대비해 중소 규모의 댐과 지하수 댐 건설 등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제는 댐 건설을 위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본부장은 “목욕 대신 샤워를 하고, 변기 물탱크에 벽돌 하나만 넣어도 신규 댐 건설에 버금가는 효과가 있다”며 “물로 인한 재앙은 정부와 국민이 하나가 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소중한 물에 대한 인식 전환을 당부했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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