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이웃사촌

김동식 사회부 차장 ds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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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7년 열리는 FIFA U-20 월드컵은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우며 2년마다 열리는 청소년 축구 대회다. 수원시를 비롯해 서울, 대전, 전주, 울산, 인천, 제주, 포항, 천안 등 9개 도시가 대회 유치를 신청, 경쟁도 치열하다. 22일 개최 도시가 최종 확정되는데 수원시가 유치에 성공하면 수원시는 FIFA 주관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유치한 전 세계 2번째 도시이자, 아시아 최초의 도시로 기록되게 된다.

이런 가운데 FIFA U-20 월드컵 개최 도시 유치를 위한 FIFA 현장실사단이 지난 1일과 2일 수원시를 방문, 현장 실사를 벌였다. 염태영 시장은 직접 브리핑에 나서 수원시의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수원시는 1천300만 경기도민의 간절한 염원을 담은 30개 시·군의 지지서명서와 시민서명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런데 숫자가 틀린 부분이 있다. 경기도는 31개 시ㆍ군으로 이뤄져 있는데 30개 시ㆍ군의 지지서명서만 전달했다고 수원시를 밝혔다. 알고 보니 수원시와 맞닿은 화성시가 빠졌다고 한다. 수원시와 멀리 떨어진 가평군이나 파주시가 아니었다. 들리는 애기로는 화성시측에서 지지 서명 동참을 거부했다고도 한다.

뒷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최근 수원시와 화성시의 관계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화성시가 수원시와의 경계 지역에 광역화장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이들 지역 주민들간 감정의 골이 깊어질데로 깊어진 상태다. 한때 형님, 동생하면 유독 친밀한 관계를 자랑하던 염태영 시장과 채인석 화성시장간의 우정도 소원해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지서명을 놓고도 수원시와 화성시 실무자들간 감정도 악화된 상태다.

그러나 화성시는 FIFA U-20 월드컵 유치를 신청하지 않았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수원시만이 신청했다. 다른 지자체들이 수원시보다 능력이 떨어져서 유치에 나서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웃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수원시는 화성시의 이웃사촌이지만 땅을 사지는 않았다.

김동식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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