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의 반란, 끝나지 않았다

[프로농구 경·인팀 전력분석] 1. 인천 전자랜드

올해 프로농구는 어느 때보다 힘겨운 비시즌을 보냈다. 전창진 전 인삼공사 감독이 지난 6월 불법 스포츠 도박·승부 조작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해 8일에는 전·현직 선수 12명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안고 2015-2016 KCC프로농구가 오는 12일 막을 올린다. 개막을 앞두고 경인지역 연고의 인천 전자랜드, 고양 오리온스, 안양 KGC인삼공사의 전력을 살펴본다.

▲ 지난 시즌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키면서 많은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는 올 시즌 끈끈하고 조직적인 농구로 또 한 번 기적을 노리고 있다.  ♣♣KBL제공♣♣

전자랜드는 화려함보다는 끈끈하고, 조직적이며 끈질긴 농구를 추구한다. 지난 시즌 이러한 색깔로 플레이오프 4강에 진출하는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주장이자 핵심 멤버로 활약했던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포웰이 전주 KCC로 떠났지만, 올 시즌에도 이 같은 전자랜드 농구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전자랜드만의 조직력을 앞세워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전자랜드는 매년 성장하는 선수들이 나온다. 지난 시즌에는 차바위(192㎝ㆍ상무)가 급성장했고, 이번 시즌은 포워드 정효근(201㎝)과 가드 김지완(187㎝)이 유 감독의 기대를 받고 있다. 프로 2년차인 장신 포워드 정효근은 지난 4월 미국 시애틀로 연수를 떠나 본토 농구를 체감하고,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서 뛰며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김지완 역시 비시즌 시애틀 연수와 필리핀리그를 뛰며 경험을 쌓았다. 유 감독은 “올 시즌 이들이 해줘야 팀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 합류한 외국인 선수 안드레 스미스(198㎝)와 알파 뱅그라(191㎝)의 기량도 타 팀에 뒤지지 않는다. 스미스는 7월 외국인 드래프트 현장에 나타나 모든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 인물. 내ㆍ외곽 득점력이 뛰어나고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포스트업이 강점이어서 올 시즌 전자랜드의 골밑을 든든하게 지켜줄 전망이다. 뱅그라는 비시즌 연습경기를 통해 ‘알짜’라는 평가를 받았다. 출중한 운동능력을 앞세운 돌파가 일품으로, 연습경기에서 평균 20득점 이상을 가볍게 올렸다.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문턱에서 발목을 잡은 ‘높이’는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유 감독은 스미스와 정효근을 내세워 높이의 약점을 최소화한다는 생각이지만, 타 팀과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유 감독은 “스미스의 실제 신장은 2m가 넘는다. 골밑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정)효근이가 파워포워드로 제 역할을 해준다면 어느 팀과 만나도 대등한 싸움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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