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오리온, 센터 없이도 강하다

[프로농구 경·인팀 전력분석] 3. 고양 오리온

“오리온이 우승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고 본다.”

프로농구 최초로 3연패를 달성한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지난 7일 열린 2015-2016 KCC프로농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유 감독 뿐만이 아니었다. 고양 오리온 추일승 감독을 제외한 8개 구단 사령탑 모두가 오리온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았다.

올 시즌 ‘공공의 적’으로 떠오른 오리온은 탄탄한 포워드진이 최고 무기다. 지난 시즌 신인왕 이승현(197㎝)이 국가대표로 발탁될 정도로 성장했고, ‘주포’ 허일영(195㎝)이 건재하다. 또한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생했던 김동욱(195㎝)은 누구보다 영리하게 농구를 하는 포워드다.

여기에 문태종(199㎝)을 영입하면서 오리온은 리그 최강의 포워드진을 구축하게 됐다. 손대범 KBSN 해설위원은 “오리온 포워드진은 신장도 좋다”며 “2대2 플레이를 통한 미스매치를 많이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목받았던 가드진도 보강됐다. 기존 임재현-이현민-한호빈 라인에 정재홍(180㎝)이 가세했다. 정재홍은 비시즌 자비를 들여 미국 LA의 스킬아카데미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추 감독이 “농구를 즐길 줄 아는 선수”라고 극찬할 정도다. 외국인 선수 조 잭슨(180㎝)의 합류도 빼놓을 수 없는 플러스 요인이다. 그는 지난달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뛰어난 개인기와 탄력을 선보여 ‘역대급 가드’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 간의 조합은 숙제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포워드 애런 헤인즈(201㎝)를 지명하면서 오리온은 정통 빅맨 부재라는 고민을 떠안게 됐다. 만약 외국인 선수가 1명만 출전할 수 있는 쿼터에 잭슨이 나설 경우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추 감독은 “경기를 치르면서 최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합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센터 장재석(204㎝)이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KBL로부터 ‘기한부 출전 보류’ 처분을 받은 것 또한 고민거리다. 확실한 센터가 없는 오리온은 장재석이 빠지면서 더블 포스트를 설 수 있는 특정팀과의 경기에서 고전이 예고된다. 이승현이 대표팀에 차출돼 1라운드 경기에 뛸수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장재석이 없는 가운데 파워포워드인 이승현마저 자리를 비우면서 외곽에만 의존하는 ‘반쪽짜리’ 팀이 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김동욱과 헤인즈가 이들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리그 초반 성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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