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약해도 힘차게’ 김만종이 달린다

이승현·장재석 공백에 기회 얻어 득점“팀에 보탬되는 선수로 남을 것”리바운드 낮아도 팀에 도움 
“팀에 보탬되는 선수로 남을 것”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센터 김만종(23ㆍ198㎝)은 2014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가까스로 밟은 프로무대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지난 시즌 김만종은 3경기 출전에 그쳤고, 그나마도 5분 이상 뛴 경기가 없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만종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이승현(23ㆍ197㎝)이 국가대표팀에 소집되고 장재석(24ㆍ204㎝)이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였다.

·

40세 노장인 문태종(199㎝)이 상대 외국인 선수를 막아야 할 정도로 허전해진 골밑에서 최근 김만종은 힘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13일 원주 동부전에선 프로 데뷔 후 가장 긴 시간인 12분 33초를 뛰며 상대 센터 김주성을 맡아 버텨줬다. 15일 SK전에서는 6분56초간 상대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을 육탄수비로 막아냈다.

17일 인터뷰에서 김만종은 “예상치 않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내가 잘 못하더라도 팀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 또 팬들에게 구멍이란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낯선 1군 경기의 출전에 대해 “코트를 밟을 때마다 심장이 터질 정도로 떨린다”고 웃었다.

김만종은 개막 후 3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문태종의 백업으로, 주로 상대 빅맨 선수의 수비를 위해 코트에 들어섰다. 평균 0.7득점, 1.7리바운드. 기록은 보잘 것 없지만,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김만종의 활약이 흐뭇하기만 하다.

그는 “만종이가 버텨주는 시간이 늘수록 문태종 등 다른 선수들이 체력을 조절할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만종은 “감독님의 지시대로 상대가 골밑에서 최대한 멀리서 공을 잡도록 수비를 하고 있다”며 “리바운드도 박스아웃에 모든 신경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현재 개막 3연승을 달리며 우승후보 1순위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와 귀화 혼혈 선수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1라운드 종료 후 이승현이 돌아온다면 이 같은 상승세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김만종은 “(이)승현이가 복귀하면 출장시간이 줄겠지만 계속 1군 엔트리에 남아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