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한 달째를 맞는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이번 주 2라운드에 돌입한다.
2라운드부터는 지난 3일 폐막한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국가대표 선수들이 출전하고, 매 경기 3쿼터에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뛸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10개 구단의 판세가 또 다른 양상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경인지역을 연고로 한 향토구단의 1라운드를 되돌아보고 2라운드를 미리 살펴보았다.
■ 고양 오리온 (8승1패)
예상대로 강했다. 시즌 개막 전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고양 오리온은 4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인천 전자랜드와의 1·2위 맞대결에서 86대74로 승리, 1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감하며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5승3패로 공동 2위인 전주 KCC, 전자랜드와는 2.5경기 차이다.
오리온이 초반 독주 채비를 갖출 수 있는 데에는 문태종과 애런 헤인즈, 김동욱이 자리한 포워드진의 활약이 컸다. 문태종은 1라운드 9경기에서 평균 32분28초를 뛰며 평균 16.1점을 넣었다. 특히 승부처인 4쿼터 득점을 집중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고 있다. 김동욱은 누구보다 영리한 플레이로 오리온 공수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자연스레 한때 ‘병장 농구’를 한다는 악평도 잠잠해졌다. 그는 4일 전자랜드전에서도 20점, 7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애런 헤인즈도 1라운드에서 평균 28.2점으로 득점 1위, 리바운드 8.9개로 5위에 오르며 전천후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가뜩이나 탄탄한 포워드진에 이승현이 대표팀에서 돌아오면서 오리온은 이제 높이의 열세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현은 이란과의 아시아선수권 8강전에서 상니카 바라미의 발을 밟아 발목이 꺾였으나,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우려만큼 큰 부상은 아니다”라며 “걷는데 큰 지장이 없으며, 조만간 코트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천 전자랜드 (5승3패)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자랜드를 강호로 꼽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 미디어데이에서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시즌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켰던 기세가 여전했다. 새 외국인 선수 안드레 스미스를 중심으로 재구성됐지만 전자랜드 특유의 끈끈함은 살아있었다.
당초 전자랜드가 불안한 전력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스미스 때문이었다. 무릎 수술 탓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빠른 회복력과 적응력으로 전자랜드에 젖어들었다. 골밑에서 자리를 잡아주면서도 외곽으로 빼주는 킥아웃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득점을 돕고 있다.
개인 기록면에서도 스미스는 5일까지 치른 8경기에서 평균 24분05초를 뛰면서도 평균 득점 19.4점을 기록했다. 리바운드도 평균 8.8개를 걷어냈다.
2년차 포워드 정효근도 평균 9.6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한층 성장한 모습이다. 정효근은 지난달 30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프로데뷔 이후 첫 더블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여기에 부상으로 비시즌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포워드 이현호가 돌아오면서 선수층이 한층 탄탄해졌다. 수술 후유증을 겪고 있던 스미스와 정영삼도 경기를 치를수록 몸 상태가 좋아져 전망을 밝히고 있다.
또 알파 뱅그라와 스미스의 호흡도 나쁘지 않아 외국인 선수 동시 출전에도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자랜드의 돌풍이 2라운드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 안양 KGC인삼공사 (3승5패)
프로농구 전·현직 선수의 불법 스포츠 도박에 대한 경찰 수사의 직격탄을 맞은 인삼공사는 개막 4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원주 동부와 서울 SK를 연파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듯했으나 지난달 30일 전자랜드에 패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다행히 3일 홈 개막전에서 kt 소닉붐을 잡아내고 팀 분위기를 추슬렀다.
하지만 출혈이 컸다. 김윤태, 강병현, 김기윤, 양희종 등은 8경기에서 평균 30분 이상을 뛰면서 많은 체력을 소모해야 했다. 계속되는 원정 경기에 컨디션을 조절하기도 쉽지 않았다. 특히 양희종은 경기를 뛰면 다음날 훈련에 빠져야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이 같은 악재 속에서 마리오 리틀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외곽슛이 좋은 선수로 알려진 리틀은 초반 극심한 3점슛 난조로 코칭스태프들을 당황케 했다. 그러나 3일 kt전에서 위닝샷을 터뜨리는 등 컨디션을 점차 회복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박찬희와 이정현이 국가대표팀에서 돌아왔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편성되는 홈 경기 일정도 반격의 작은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찬희의 오른 손가락 부상이 걸린다. 박찬희는 대표팀 출국 전 연습경기 도중 오른손 중지가 탈구돼 4주 진단을 받았었다.
인삼공사는 관계자는 박찬희의 몸 상태에 대해 “정밀검사 등을 받으며 투입시기를 가늠하고 있다”며 “현재로선 20일 이후에 코트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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