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kt wiz 저력 보여준 2015년

이명관 사회부 차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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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t wiz의 드라마 같은 반등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내년이 기대되는 이유고요”

올해 프로야구 제10구단 kt wiz가 1군 무대를 밟으면서 크게는 경기도민, 작게는 수원시민들은 하나의 작은 행복을 선물 받았다. 수원에 연고지를 둔 응원할 야구단이 생겼기 때문이다.

시작은 미미했다. 지난 3월22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다. KIA 타이거즈와 대결을 끝으로 모든 시범경기 일정을 마친 조범현 kt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계산이 서질 않는다”며 “리그의 질이나 떨어뜨리지 않으면 좋겠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개막 11연패로 시즌을 시작하며 ‘승수 자판기’ 취급을 받았고, 3~4월 25경기에서 3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5월에도 7승 20패로 부진했다. 

승률은 1할대에서 허덕였고, KBO리그 34년 역사상 처음으로 100패를 당한 구단이 나올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심지어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t의 외국인 선수 한도를 4명에서 5명으로 늘리는 방안까지 검토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괄목상대’라 할 정도의 반전이 일어났다.
6월 이후 승률은 0.457(43승49패)까지 올라갔다. 공격력을 갖춘 포수 장성우를 데려오고 외국인 거포 댄 블랙을 영입하는 등 공격력 강화에 중점을 둔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교체가 반등의 원동력이었다.

 5월까지 2할 초반대로 리그 최하위를 달리던 타율은 6월 이후 3할에 육박하는 불꽃 타선으로 탈바꿈됐다. 기존의 틀을 뒤엎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kt는 올 시즌 신생 구단 최다승 타이기록(52승)을 세웠다. 그 결과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5강을 노릴 수 있는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

경기장 분위기도 바뀌었다. 상반기에는 원정팀이 홈구장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두산을 비롯한 타구단 팬들이 홈팬보다 더 많이 찾았고, 이들의 조직적인 응원은 kt wiz 응원단을 주눅 들게 했다. 그러나 성적이 오르자 야구장을 찾은 홈팬들은 경기당 1천여명 가까이 늘어났고, 응원도 신이 났다. 2016년이 기대된다.

이명관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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