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쓸쓸한 비룡의 가을

SK, 천신만고 끝에 PS 막차탔지만 넥센에 패하며 한경기 만에 시즌 끝

SK 와이번스는 한때 ‘왕조’를 구축한 구단이었다.

세 차례 통합 우승(2007·2008 ·2010)을 했고, 사상 처음으로 6년 연속(2007~2012)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SK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김용희 육성 총괄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김 감독은 투수의 연투 최소화를 골자로 팀의 전체적인 역량을 강화한다는 ‘시스템 야구’를 내세웠다.

 또한 SK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인 최정을 눌러 앉힌데 이어 김강민과 조동화까지 잔류시켰다.

막강 화력과 안정적인 수비에 김광현, 정우람 등 화려한 투수진까지 더해지면서 ‘SK 왕조’ 재현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곤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로 지목됐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영 딴판이었다. 초반에는 선두로 나서기도 했지만, 곧 패전을 거듭하며 순위가 곤두박질 쳤다. 타격 부진이 심각 수준이었다. 타자들은 좀처럼 출루하지 못했다. 출루를 해도 후속타 불발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간판타자 최정은 잦은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하며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타자들의 부진은 투수들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잘 던져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면서 역효과로 작용할 때가 많았다. 성적이 받쳐주지 않자 ‘시스템 야구’를 내세운 김 감독의 리더십에도 생채기가 났다.

계절이 바뀌어 가을이 되면서 SK는 다시 일어섰다. 트레이드로 LG에서 영입해온 정의윤이 4번 타자로서 충실히 역할을 수행해 냈다. 결국 포스트 시즌행 막차 티켓을 잡기 위한 한화, KIA, 롯데와 벌인 5위 다툼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정규시즌 5위가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지만 일단 김 감독과 선수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SK의 가을야구는 허무하게 끝이 났다. SK는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정규 4위 넥센과의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연장 11회 나온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으로 4대5로 무너졌다. 이렇게 한 경기로 3년 만의 가을야구가 막을 내렸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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