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정영삼, 에이스 품격 빛내다

허리 통증 불구 LG전 勝 견인 24분동안 14점·4리바운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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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가드 정영삼(31)은 지난 14일 밤잠을 설쳤다. 이튿날 창원 LG와 홈 경기에 대한 걱정 탓이었다. 정영삼은 이달 3일 안양 KGC인삼공사전을 끝으로 고질적인 허리 부상 재발로 코트에 서지 못했다. 그 사이 팀은 6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쳤다. 주장으로서, 에이스로서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LG전은 12일 만의 복귀전이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운동량이 부족했기에 ‘혹시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질 않았다. 팀이 자랑하는 조직적인 수비에 구멍이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그를 한없이 짓눌렀다. 그런 그가 할 수 있는 건 LG경기 영상을 보고, 또 보는 정도였다.

 

15일 LG전을 앞두고도 허리 통증은 계속됐다. 예전만큼 경기를 뛸 자신이 없었다. 유도훈 감독이 배려를 해줬다. 스타팅 멤버 명단에 그는 없었다. 정영삼은 1쿼터 막판 교체 투입돼 코트를 밟았다. 장기인 돌파에 이은 바스켓카운트로 첫 포문을 연 정영삼은 전반에 8분여를 뛰며 컨디션을 조율했다. 예열을 마친 정영삼은 3쿼터에 폭발했다. 3점슛 2개를 포함 8점을 홀로 몰아쳤다. 홈 팬들이 기다린 에이스의 모습이었다. 정영삼의 활약에 힘입은 전자랜드는 59대50으로 앞선 채 3쿼터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3쿼터까지 15분을 넘게 뛰면서 허리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판단이 흐려질 정도였다. 71대70으로 앞선 경기 종료 1분여를 앞둔 상황에서 에어볼로 LG 트로이 길렌워터의 역전 득점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다행히 종료 12.3초를 남기고 허버트 힐이 상대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겨우 한숨을 돌렸다. 73대72. 6연패를 끊는 소중한 승리였다. 정영삼은 23분57초 간 뛰며 14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팀을 승리로 이끈 정영삼은 “몸 상태도 안 좋고, 팀 분위기도 안 좋아 부담이 컸던 경기였는데 이겨서 다행이다”며 웃었다. 유 감독은 “정영삼이 100% 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팀의 에이스로서 투혼을 발휘했다”며 그를 칭찬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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