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종교적 테러리즘은 정치적 기능보다는 현실 초월적 기능을 갖고 있다. 둘째, 종교적 테러리스트는 세속적인 테러리스트와 달리 광범위하게 정의된 모든 적들을 제거할 것을 추구한다. 셋째, 자신들의 종교집단 외에 어떤 다른 시민이나 다른 정치체제에 지지를 호소하지 않는다. 랜드 연구소-미국의 민간연구소로 미국의 국방ㆍ행정 분야의 대표적인 우파 두뇌집단이며 ‘싱크탱크(think tank)’라 불린 첫 단체-소장 호프먼이 정의한 종교적 테러리즘의 핵심적 성격이다. ▶데이비드 라포포트도 대표적 종교 테러조직 3개의 특성을 분석했다. 유대 광신도는 로마의 지배에 대항해 일반적인 유대인들의 반란을 선동하려 했다. 메시아적 구원과 정치적 테러리즘의 결합이었다. 이슬람 암살단은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정치적 테러를 활용한 최초의 집단이다. 성스러운 자살을 통해 십자군 국왕을 단검으로 살해하는 방법을 택했다. 힌두교 암살단은 이방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살해 대상을 삼았다. 애초부터 정치적 행동과는 무관한 테러조직이었다. ▶미국의 대학교재에 이런 서술이 있다. ‘알라신의 이름으로 피의 강이 넘치고 계속 흐를 것이다. 왜냐하면 광신도들은 어떤 성과에 대해서도 결코 만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슬람의 종교적 폭력을 정의한 표현이다. 테러리즘이 아니라 광신주의라고 단정하고 있다. 이는 1980년대 랜드연구소의 통계 분석에 기반해 라포포트가 내린 결론에도 부합한다. ‘동시대 테러를 정당화하는 원리가 종교라면, 그 결과는 더욱더 치명적이다.’ ▶13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의 지령자로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가 지목됐다. 벨기에 출신의 그는 올 초 IS 홍보 잡지 ‘다비크’에서 “십자군(기독교)을 테러하기 위해 신의 선택으로 벨기에인 동료 2명과 함께 유럽(벨기에)에 갔다”며 테러를 예고했다. 잡지에는 총을 든 군복 차림의 그의 모습도 있다. 132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의 지휘자라고 보기엔 너무도 평화롭기까지 하다. 라포포트가 예고한 이슬람 종교 테러의 목적을 그는 여전히 말하고 있다. ▶‘파괴할 것인가 또는 설득할 것인가.’ 랜드 연구소의 분석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쾌히 내리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프랑스는 테러 이틀 만에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시리아 라카를 폭격했다. 미국 호주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 연합군이 동참했다. 이슬람 테러의 본산에 대한 기독교 국가 중심의 보복이다. 과연 파괴가 옳은가. 아니면 설득이 옳은가. ★참고문헌: ‘테러리즘, 누군가의 해방 투쟁’(찰스 타운센드 지음)
김종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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