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15연승을 달성한다면 코치들 포함해 모든 선수단이 상의 탈의 후 댄스 타임을 갖겠습니다.”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가 팬들과 함께 하는 ‘5월의 글램핑 저 푸른 초원 위에’ 행사를 진행한 지난 5월 양평 글램핑Q. 당시 사령탑 자리에 앉아 있던 전창진 전 감독은 팬들에게 “역대 최고 승률을 약속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즌 개막을 앞둔 9월까지만 해도 이 약속 지켜지지 못할 것만 같았다. 약속을 내건 전 감독은 승부조작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자진 사퇴했고, 팀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센터 오세근은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KBL로부터 2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또 주전 가드 박찬희와 이정현은 국가대표로 차출돼 정규리그 1라운드 출전이 불가능했다. 전 감독에 이어 지휘봉을 잡은 김승기 감독대행은 “뛸 선수가 없다”며 울상을 지었다.
시즌 개막 후 2달 넘게 지난 현재 이 약속의 실현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인삼공사는 시즌 초반 부진 속에서도 홈에서는 꼬박꼬박 승수를 쌓았고, 19일 현재까지 홈 11연승(이번 시즌 8연승)을 달렸다. 아직 4연승이 남아있지만, 현 기세라면 못 할 것도 없다. 이정현, 박찬희는 국가대표에서 돌아온 이후 연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김기윤 등 어린 선수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여기에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는 오세근까지 최근 복귀했다.
김 감독대행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그 분(전창진)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 말하며 사실상 전 감독의 후계자임을 밝혔다. 김 감독대행은 2005-2006시즌 삼보 선수 시절부터 전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코치로서는 2006년부터 호흡을 같이했다. 전 감독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는 김 감독대행은 최근 “전 감독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해도 약속은 유효하다”며 “홈 15연승을 달성하는 날 댄스 타임을 갖겠다”고 말했다.
만약 인삼공사가 홈 15연승을 거둬 댄스 타임을 갖게 된다면 프로농구 흥행에 크게 이바지를 할 것으로 보인다. 팬들 사이에서 ‘인삼신기’로 불리는 인삼공사는 양희종, 강병현, 박찬희, 이정현, 김기윤, 문성곤 등 훈훈한 외모를 지닌 선수들이 유독 많다. 이들의 상의를 벗고 댄스 타임을 갖는다면 많은 여성 팬들의 관심을 살 것이 뻔하다.
인삼공사는 20일 인천 전자랜드를 시작으로 다음 달 6일까지 원주 동부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이 기간 모두 승리한다면 홈 15연승이란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이날 인삼공사 선수단의 댄스를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 감독대행은 “연승 기록은 지난 시즌부터가 아닌 이번 시즌만 놓고 계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김 감독대행의 논리대로라면 홈 15연승은 오는 12월 23일 울산 모비스와 경기에서 달성 가능하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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