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싱’ 실종… “돌아와요 헤인즈”

무릎 부상으로 결장… 팀 고유 색깔 잃어

현대농구의 대세는 ‘스페이싱(공간 창출)’이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가 스페이싱에 가장 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프로농구에선 고양 오리온이 첫 손에 꼽힌다. 흔히 ‘포워드 농구’라고 불리는 오리온의 농구는 사실 스페이싱에 최적화돼 있다. 문태종, 허일영, 이승현, 김동욱 등을 비롯한 모든 포워드 자원이 3점슛을 장착하고 있기에 그만큼 코트를 넓게 쓸 수 있고, 이에 따라 공간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가 있을 때의 이야기다. 헤인즈는 미드-레인지가 주활동 무대인 포워드인데, 이로 인해 국내 포워드진은 내ㆍ외곽을 오가며 무수한 슛 기회를 보는 등 많은 덕을 봤다. 만약 헤인즈가 정통 빅맨이었다면 국내 포워드진의 공간은 외곽에 한정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연스레 슛 기회가 줄어들고, 득점은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헤인즈는 지난 15일 전주 KCC전에서 무릎을 다쳐 현재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헤인즈 결장 후 오리온은 3경기(KCC전 포함)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겉보기에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스페이싱이 안 되면서 슛 기회는 줄었고, 득점력은 떨어졌다. 헤인즈가 결장하기 전까지 오리온은 20경기에서 평균 63.9개 슛을 시도해 87.1점을 터뜨렸지만, 이후 3경기에선 평균 58.3개 슛 시도에 72.6득점에 그쳤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려 슛 기회가 줄어든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근데 공교롭게도 오리온의 리바운드 개수는 오히려 늘었다. 헤인즈 결장 전 오리온은 경기당 평균 33.5개의 리바운드를 잡았지만, 이후 3경기에서는 평균 35개를 걷어냈다.

오리온의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어시스트 개수가 평균 20.5개에서 15.3개로 줄어든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성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