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공격농구… 현실은 ‘저질농구’

슛 성공률 38.9% 등 성적 저조 개정된 ‘14초 공격 룰’ 부적응

여자프로농구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여자프로농구는 경기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생활체육 동호회 농구보다 못하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26일 현재 각 팀당 7~8경기씩 치른 가운데 올 시즌 슛 성공률(2점슛+3점슛)은 38.9%에 불과하다. 팀당 평균 득점도 63.8점에 그치고 있다. 이는 여자프로농구가 단일리그로 출범한 2007-2008시즌 이후 최저다.

올 시즌을 앞두고 6개 구단 사령탑과 선수들은 이번에 개정된 ‘14초 룰’이 공격적인 농구로 이끌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4초 룰은 볼이 상대팀 림에 터치된 뒤 공격하던 팀이 다시 볼을 잡았을 때 기존 24초가 아니라 14초의 공격 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말한다. 공격 시간이 줄어든 만큼 각 팀은 빠른 공격으로 점수를 올려야 했다. 

하지만 각 팀은 더 많은 슛 기회를 잡고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지향하겠다던 공격 농구는 없고 허둥지둥하며 ‘역대 최악의 경기력’이란 혹평을 낳았다.

 

사실 개막 전부터 14초 룰에 대한 ‘부정론’이 일었다. 14초 룰로 인해 공격 농구를 펼치려면 세컨 리바운드 이후 바로 골로 연결해야 하는데, 여자선수들에겐 그런 플레이를 할 만한 유연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여자 농구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면 밖으로 빼는 습관이 있는데, 이 버릇이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부정론을 부추겼다. 공교롭게도 이 같은 예측이 딱 맞아떨어지고 있다.

경기력이 바닥을 치면서 팬들의 탄식도 늘고 있다. ‘겨울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며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과거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계속 이처럼 수준 이하의 경기력이 나온다면 그들만의 리그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선수와 감독 모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시점이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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