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속의 엽록소와 당분 등이 화학작용으로 분해돼 색소를 만들기 때문에 나타난다는 단풍은 자연이 그린 한 폭의 수채화로서 우리 마음속 감탄을 자아내며 힐링시켜 주는 신이 주는 선물과 다름없다.
때로는 거친 비바람에 지친 나무들이 물감을 뿌린 듯 붉은색, 노란색 물이 들어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구리시 곳곳에서는 아름다운 단풍들이 춤을 추듯 절정을 이루고 있다.
특히 구리시민들의 제1호 보물인 ‘장자호수공원’은 4계절마다 호수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카멜레온의 모습으로 지상의 유토피아적인 신비를 발산하며 특별한 가치를 간직하고 있다.
한 장의 달력만을 남겨놓은 올 한해가 아쉽다면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소박한 낭만을 찾아 구리 장자호수공원을 찾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장자호수공원의 탄생
1970년대 ‘녹색의 땅’으로 불리며 다양한 생물들이 이곳을 터전으로 생명을 이어갔던 ‘장자못’은 1980년대 들어 급속한 도시화와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신음하며 생물이 숨 쉬고 살 수 없는 죽음의 하천이 됐다.
이에 구리시는 2000년대 들어 방치된 장자못을 캐나다 ‘부차트가든’을 벤치마킹하며 장자호수공원 조성에 대한 계획을 수립했다.
또 5년여에 걸친 2차 생태공원화 사업으로 사유지를 수용하고, 자투리공간까지 활용하는 적극적인 행정절차를 통해 지금은 28만2천435㎡에 이르는 훌륭한 도심 속 시민공원으로, 생태학습의 장으로 거듭났다.
시는 해마다 이곳에 호수 길 따라 곳곳에 교목류, 관목류, 초화류 등 15만 그루의 꽃과 나무들로 장식하며 구리시민의 자긍심을 갖게 하는 보물로 만들고 있다. 벤쿠버의 ‘부차트가든’이 꽃의 세계를 품었다면 장자못은 천연 호수 길을 따라 꽃과 녹색의 자연을 품은 회색도시 속 아늑한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 단풍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
10월 말부터 호수 길을 따라 펼쳐진 단풍의 향연이 이달 초까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근 쌀쌀한 날씨에도 주말이면 도로 가변을 주차공간으로 개방해도 차 댈 틈새조차 없을 정도로 관광명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주말을 이용해 찾은 시민들은 호수길 따라 2㎞에 이르는 한강둔치공원까지 은행, 단풍, 느티, 벗, 대왕참나무 등 10여 종, 수백 그루의 나뭇잎들이 펼치는 단풍의 경이로움에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 시원한 맞바람에 즐기는 자전거를 타며 강바람이 기다리는 한강시민공원까지 달려보는 것도 좋다.
■ 호수공원 내 부대시설, 생태박물관 ‘인기’
구리시는 2012년 6월5일, 세계환경의 날을 기념해 장자호수공원 중류에 ‘장자호수 생태체험관’을 정식으로 개시했다.
이 생태체험관은 장자못의 역사, 오염, 되찾은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별로 펼쳐진다. 2층짜리 건물로 1층에는 체험학습장, 2층은 전시관으로 꾸며졌다.
특히 구리시는 체험관을 중심으로 생태수목 관찰장, 습지생태계 등 생태체험시설, 쉼터, 주변 산책로 등을 통해 ‘생물다양성 지킴이 생태학교’, ‘연잎과 천연수세미를 활용한 녹색생활 실천’, ‘별자리 체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장자호수공원 관광 팁, ‘장자못의 전설’
옛날 이곳에는 욕심 많고 심통 고약한 장자라는 부자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스님이 시주를 구하자, 장자는 쇠똥을 한 바가지 퍼서 스님의 바리때에 퍼주었다.
이를 본 장자 집 며느리가 스님의 바리때를 깨끗이 씻고 보리쌀을 한 되 시주했다. 마침 스님이 장자집의 운세를 보니 곧 큰 재앙이 닥칠 것을 예감하고, 며느리를 살려줄 양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뒤를 돌아보지 말고 나를 따라오라”고 알려줬다.
며느리가 스님을 따라 아차산을 올라가고 있을 때, 별안간 뒤에서 천둥번개가 치자 며느리는 그만 집에 있는 가족들이 걱정되어 뒤를 돌아보고 말았다. 그 순간 며느리는 돌이 되어 굳어버렸고, 장자가 살던 집은 천벌을 받아 그 주위가 못이 되어 지금의 장자못이 됐다고 한다.
구리=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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