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집 찾은 포웰, 자신감도 되찾다

KCC서 장점 활용 못해 들러리 전자랜드 복귀 후 팀 상승세 주도

▲ 전자랜드로 돌아온 리카르도 포웰 KBL 제공
2015년 3월27일, 2014-2015 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이 원주에서 열렸다.

인천 전자랜드는 이날 1시간 58분에 걸친 혈투 끝에 원주 동부에 70대74로 패해 시즌을 마감했다. 라커룸으로 돌아온 리카르도 포웰은 펑펑 울었다.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감독님께 마지막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포웰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전자랜드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한 팀에서 연속 3년까지만 뛸 수 있다는 기존 외국인 선수 계약 조항에 따라서였다. 여기에 프로농구연맹(KBL)이 모든 외국인 선수들과의 재계약을 인정하지 않고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를 뽑도록 규정을 바꾼 것도 문제가 됐다.

 

2008-2009시즌 전자랜드에서 뛰었다가 2012-2013시즌부터 다시 전자랜드로 돌아와 3시즌 동안 팀의 주포로 활약했던 포웰은 “다른 팀에서 뛴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2015-2016시즌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열린 7월2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 호텔. 포웰은 전자랜드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전체 3순위 지명권을 얻은 유도훈 감독은 안드레 스미스를 호명하며 “포웰을 뽑을지 고민했지만, 올 시즌 부활한 신장 제한 제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포웰은 2라운드 6순위로 전주 KCC의 지명을 받았다.

 

전자랜드를 떠난 포웰은 더이상 ‘포웰’이 아니었다. 포웰은 1라운드에서 뽑힌 안드레 에밋에 밀려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코트를 밟아도 겉도는 시간이 많았다. 포웰은 올 시즌 KCC 유니폼을 입고 뛴 2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14.92점, 7.52리바운드, 3어시스트에 그쳤다. 포웰은 “팀이 내 장점을 활용하지 못한다”며 “버스 뒷좌석에 앉은 느낌”이라고 했다.

 

들러리로 전락했던 포웰은 지난 11일 전자랜드로 돌아왔다. 부상을 당한 스미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과의 트레이드를 통해서였다. ‘몸에 맞는 옷’을 입은 포웰은 표정부터 밝아졌다. 플레이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는 복귀 후 평균 25.5점, 12.5리바운드, 5.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포웰은 인천 복귀전이었던 13일 KCC전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을 반겨준 팬들을 향한 눈물이었다. 포웰은 “인천 팬들은 나를 가족같이 대해준다”며 눈물을 훔쳤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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