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력 부진에 팬들 실망만 가득 매일 1시간 이상 꾸준히 슛 연습
김승기 대행 지도하에 기량 ‘껑충’
지난 1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그 울보를 만났다. 전날 전주 원정을 마치고 돌아온 그의 얼굴엔 피곤함이 묻어났다. 그래도 밝았다. 요즘 농구가 재미있단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잠도 이루지 못하던 과거 김기윤은 이제 없단다.
김기윤은 신인이던 지난 시즌 28경기에 출전했다. 주로 식스맨으로 뛰면서 경기당 평균 12분 정도를 소화했다. 평균 3.64점, 0.8리바운드, 1.6어시스트. 그저 그런 성적표였다. 팬들의 비아냥이 따랐다. 180cm, 70kg 정도의 왜소한 체격에 수비조차 안 되는 그를 가리켜 팬들은 “프로에선 통하지 않을 선수”라고 깎아내렸다.
프로 데뷔 2년차인 이번 시즌, 김기윤은 몰라보게 기량이 늘었다. 평균 8.81점, 1.7리바운드, 2.7어시스트. 출전 경기 수(32경기)와 출전 시간(평균 22분40초)도 이미 지난 시즌을 뛰어넘었다. 김기윤은 “감독님께 안 혼나려고 하다 보니 플레이 스타일이 자연스레 바뀌었고, (바뀐 스타일이)경기에서 통하다 보니 자신감이 붙었다”며 “덕분에 더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기윤은 특히 수비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투적으로 임하면서 스틸 수도 평균 0.9개로 늘었다. 김기윤은 비시즌 서울 삼성과 경기 직후 김승기 감독대행에게 들은 꾸중에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당시 수비를 한다고 했는데, 감독님은 마음에 안 드시는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날라리 농구’라며 ‘몸도 안 쓰고 예쁘게만 하려고 한다’고 10분 동안 꾸짖으셨어요. 그때 어찌나 서럽던지 펑펑 울었죠.”
김기윤의 진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시즌이 한창인 요즘도 슛 연습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빠트리지 않는다. 가드로서 슛과 힘이 없으면 프로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김기윤은 “슛 연습은 매일 1시간 이상 하고 있다”면서 “웨이트는 (양)희종이형, (오)세근이형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김 감독대행의 꾸지람이 멈춘 건 아니다. 김기윤은 “아직도 많이 혼난다”고 했다. 그래도 불평은 없다. 그는 “결과론적으로 감독님께 배운 게 많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앞으로도 더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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