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위기 전자랜드, 스탯 보니 ‘암울’

득실마진 KBL 구단 중 최하위 기록
2차 스탯 ‘EFF·TS%’도 압도적 꼴찌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침몰 위기에 몰렸다. 13일 전주 KCC전 이후 보름 동안 올린 승수가 없다. 5연패에 빠져 11승 24패로 순위도 9위까지 처졌다. 이대로라면 6년 만에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이다.

 

외국인 선수 안드레 스미스의 시즌아웃, 주포 정영삼의 잦은 부상이탈 등 악재가 많았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전자랜드의 부진이 설명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록으로 살펴봤다. 농구의 기록은 비록 야구에 비해 아직은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이미 숫자와 통계를 통해 농구를 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선 1차 스탯으로 살펴봤을 때 전자랜드가 올 시즌 고전하는 데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제일 못 넣고, 많이 실점한 게 원인이다. 28일 현재 평균 득점 74.9점, 평균 실점 80.3점을 기록하고 있는 전자랜드의 득실마진은 -5.4점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2차 스탯을 보면 부진의 이유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팀플레이의 효율성 측정 지표인 EFF(Efficiency)에서 전자랜드는 88.49를 기록 중이다. 기회를 살리는 득점 성공률(필드골%, 자유투%)을 바탕으로 고안된 EFF에서 90 이하를 기록 중인 구단은 전자랜드가 유일하다.

 

공격 효율도 상당히 떨어진다. 야투성공률과 보정 슈팅효율성 지표인 TS%(true shooting percentage)이 0.55%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중 최하위이자 이 부문 공동 1위 고양 오리온과 울산 모비스(이상 0.62%)보다 0.07%나 낮은 수치다. 이는 공격에서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걸 의미하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남들이 슛 한 번 쏴서 뽑는 점수를 전자랜드는 두세 번 쏴서 올린다는 얘기다.

 

선수 개개인으로 눈을 돌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개별 기록을 종합해 선수의 효율을 측정하도록 도와주는 도구인 PER(Player Effciency Rating)에서 전자랜드 국내 선수들은 대다수 평균 이하다. 리그 평균인 15.00 이상을 기록한 건 주태수(16.82)와 정영삼(15.83) 뿐이다.

PER 수치에 대해 설명을 덧붙이자면 18.00은 팀의 2번째 옵션, 20.00이 넘어가면 올스타급 선수로 분류된다. 하지만 전자랜드에는 18.00을 넘는 선수조차 없다. 이정현(18.65·인삼공사), 문태종(19.28·오리온), 김주성(18.45·동부)과 같은 국내 선수를 보유한 구단과 비교하면 쓸쓸한 현주소인 셈이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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