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숲 헤집는 ‘180㎝’ 조 잭슨

2라운드 이후 평균 ‘15.5점’ 활약 장신 선수 앞에 두고 기량 뽐내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도 참가

최근 프로농구 대세는 단연 고양 오리온 조 잭슨(24ㆍ180㎝)이다. 

자신보다 키가 10~20㎝ 이상 큰 선수를 앞에 두고도 호쾌한 덩크슛을 꽂고, 화려한 개인기로 수비 한두 명을 손쉽게 제쳐 동료 선수에게 노마크 기회를 만들어주는 모습에 팬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잭슨은 올 시즌 한국농구연맹(KBL)이 새로 도입한 외국인 선수 장·단신 구분 규정 덕분에 한국에 올 수 있었다. 미국 대학농구 명문 멤피스대 출신인 그는 정교한 드리블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무기 삼아 NBA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포인트가드 치고도 너무 작은 키가 문제였다.

하지만, 지난여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93㎝ 미만 단신 선수 중 가장 돋보이면서 2라운드 4순위로 오리온의 지명을 받았다.

 

잭슨은 시즌 초반 한국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헤인즈에 밀려 출전 시간도 적었다. 1라운드에는 경기당 8분여를 뛰며 5.2점, 0.9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개인기에 비해 팀플레이가 미흡하고 외곽슛 성공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따랐다. 그런데도 추일승 감독은 “교체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며 믿음을 심어줬고 잭슨은 2라운드 이후 평균 15.5점, 4.9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잭슨은 한국에서 뛰면서 기량이 늘었다고 말한다. 잭슨은 “미국에 있을 때 부족했던 점에 대해 한국에서 시간 투자를 많이 하며 연습했다”며 “앞으로 현역으로 10∼15년 정도 더 뛸 것이다. 4∼5년 뒤에 내가 어느 리그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한국에서 경험이 내 커리어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했다.

 

잭슨에게 농구는 인생의 전부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태어난 잭슨은 어릴 적 야외 코트에서 밤늦게까지 농구를 하면서 꿈을 키웠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먹을 것도 부족한 지경이었지만 농구를 할 수 있단 사실에 감사했다. 그는 “어릴 때 살던 동네가 험악한 환경이었는데 농구를 잘해서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을 수 있었다”며 “이렇게 직업으로 농구를 하는 것이 즐겁고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잭슨은 오는 1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 콘테스트 외국인 선수 부문에 출전한다. 

키는 참가자 6명 중 가장 작지만 팬들의 기대치는 가장 높다. 제자리에서 80㎝, 달리면서는 1m 가까이 솟구칠 수 있어 덩크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잭슨은 “덩크슛 대회 준비를 따로 하고 있진 않다”며 “그때 생각나는 대로 한번 해 볼 참이다”라고 전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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