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유비쿼터스 그리고 빅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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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쿼터스. 물이나 공기처럼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라는 뜻의 라틴어다. 사용자가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의미한다. 아직 우리에게 익숙하지는 않지만, 자세히 보면 이미 우리 주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유비쿼터스는 사물인터넷에 적용할 수 있는 정보기술, 나노기술, 생명공학기술의 고도화가 전제되고, 현재 개발되는 모든 첨단기술이 집적화되는 최종단계에 실현될 것이다. 하지만 핸드폰을 매개로 한 SNS, 자동차, 가전제품, 블루투스 등의 형태로 실제 적용되고 있으며 GPS와 네비게이션, RFID, OS, 바코드와 스캐너 등으로 점차 전지구적 시스템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매우 가까운 시기에 도래할 이 시스템이 인간의 모든 삶을 관리하고 통제할 것이 분명함에도 유비쿼터스가 인류의 미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가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시스템 안에서 매우 편리한 삶을 누리겠지만 실제로는 지적능력이 퇴화되고 소수의 지능 엘리트들에 의해 통제되고 결국 이 시스템 밖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한 동물이 될 수도 있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소외계층 즉, 유비쿼터스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시스템 취약계층이 등장하는데 이 집단이 사회, 경제적 약자 그러니까 빈곤층과 장애인, 노년층과 지리적 취약지역 등 기존의 특정한 현상과 겹치게 되어 인류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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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비쿼터스 시스템이 지향하는 상호 의사소통의 최적화는 단일화된 모듈로 작동되어 인류가 가진 문화다양성은 보편적이고 획일화되어 규격화된 문명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부터라도 고백과 진단을 하고 예측되는 미래의 위험성에 대비해야 한다.

 

의사소통은 최적화가 아닌 다원화로, 시스템역시 사각지대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지금 우리 주변의 약자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Bigfoot. 인디언들은 윈디고, 사스콰치라고 부르고 동양에서는 설인, 예티, 말마라고 부른다. 

유인원 혹은 미개인간으로 실존에 대한 설 또한 분분하지만 빅풋은 어쩌면 지금도 우리 삶의 주변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유비쿼터스시대.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예티는 이미 집단화되고 있고, 미래의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다.

 

추위가 살을 파고든다. 이웃에게 따듯한 손 내밀었으면 좋겠다.

 

차재근 문화기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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