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허경영이 적은 자신의 이력이다. ‘1950년 1월1일 중량교 다리 밑 움막에서 태어났다. 박정희 대통령의 비밀정책보좌역을 20살부터 했다. 새마을 운동과 방송통신대학을 만들었다. 반도체 산업도 실현했다. 아이큐는 430이다.’ 이런 이력을 앞세워 대선에 출마했다. 0.4%를 득표했다. 그의 뒤로 금민(독일 괴팅겐 대학교 법학과 박사 과정 수료ㆍ0.1%), 정근모(한국과학기술원 석좌교수ㆍ0.1%), 전관(보병 제9사단 단장ㆍ0.0%) 후보가 있다. ▶당시 허경영 후보의 공약은 이랬다. ‘60세 이상 노인에게 매월 70만원 지급. 결혼시 남녀에게 1억원 지급. 아기 출산 1명당 3천만원 지급. 전기 전화 핸드폰 가스 수도 요금 무상 공급. 400만 신용 불량자 무이자 융자 실시. 수능폐지ㆍ고등학교 시험폐지ㆍ내신제 폐지. 초등학교 등록금 폐지ㆍ중고등학교 등록금 폐지ㆍ대학교 등록금 폐지.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ㆍ단체장 선거 폐지. 산삼 뉴딜정책으로 1천만 일자리 창출’. ▶허경영의 기행은 혀를 내두를 수준이다. 공중부양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축지법을 통해 순간 이동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의 눈을 보면 건강해지고 돈도 벌고 시험도 합격한다고 한다. ‘허경영’이라고 세 번 외치면 모든 일이 해결된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 노무현ㆍ김대중 전 대통령 등 유명인들이 사망하기 전 반드시 그의 꿈에 나타난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결혼하기로 했었다고도 했다. 확인된 것은 하나도 없다. 2008년 명예훼손 등 혐의로 1년 6월의 징역을 살았다. ▶이런 그의 복지공약이 우리 주변에서 베껴지고 있다. 노인수당은 월 20만원씩 주는 공약으로 실현됐다. 새누리당의 18대 대선 공약이다. 출산 수당은 ‘정부 3.0 행복출산’으로 현실화됐다. 박근혜 정부의 2016년 청사진이다. 청년 신용불량자 해소는 돈 나눠 주기로 이어졌다. 서울과 성남의 청년 배당 실시다. 입학시험 폐지도 고교 연합고사 폐지로 이어졌다. 제주도지사가 2019년부터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학교 등록금 폐지는 무상등록금 공약으로 이어졌다. 몇 해 전 야당 대선 후보가 내놨었다. 액수와 명칭에서 차이가 있으나 아이템 자체는 완전 복사판이다. ▶‘○○○키즈’란 ‘○○○’를 보고 흉내 내며 자란 세대를 뜻한다. 김연아를 보며 자란 피겨 스케이터들을 ‘김연아 키즈’라 부른다. 박세리를 보며 자란 골퍼들을 ‘박세리 키즈’라 부른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권엔 온통 ‘허경영 키즈’들이다. 허경영의 복지를 따라하고 흉내 내면서 커 보려는 정치인이 수두룩하다. 많은 이들이 허경영을 ‘미친 사람’ ‘기인’이라 부른다. 그러면 ‘허경영 키즈’들도 미쳤거나 기인이라는 얘긴데….
김종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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