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스퍼 존슨 해프닝’ … 구멍 난 오리온

존슨, 부산 kt 가승인 신청에 이적
전력 공백으로 2연패, 순위도 하락
헤인즈 부상 회복·빠른 복귀 시급

▲ 추일승 감독
잘 나가던 고양 오리온이 위기에 몰렸다. 이른바 ‘제스퍼 존슨 해프닝’ 때문이다.

 

오리온은 지난달 29일까지만 해도 울산 모비스와 공동 1위에 올라 있었다. ‘굴러온 복덩이’ 제스퍼 존슨(33ㆍ198㎝)이 팀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했다. 애런 헤인즈(35ㆍ199㎝)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존슨은 골밑을 책임지면서도 외곽 공격에 능하고 패스 능력도 뛰어나다. 존슨의 내외곽 플레이는 돌파력 좋은 조 잭슨의 공격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 존슨은 오리온에서 치른 최근 10경기에서 평균 15.3점, 5.6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에 오리온은 무려 7승을 쓸어담았다.

존슨이 팀에 녹아들자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아예 헤인즈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존슨으로 남은 시즌을 치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헤인즈의 회복세가 너무 더뎠다. 지난해 12월 25일 발목 부상을 당한 헤인즈는 부상공시기간(5주)을 다 채우고 30일 모비스와 홈 경기부터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부상 부위의 통증으로 제대로 된 러닝조차 소화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하지만 추 감독의 청사진은 펼쳐보기도 전에 어그러졌다. 부산 kt가 앞을 가로막았다. kt는 28일 서울 삼성전에서 센터 코트니 심스가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30일 한국농구연맹(KBL)에 존슨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했다. 두 팀이 같은 외국인 선수를 원할 경우 지난 시즌 순위의 역순으로 우선권이 주어진다. 지난 시즌 5위였던 오리온은 결국 지난 시즌 7위 kt에 존슨을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오리온으로선 헛물만 켠 셈이다.

존슨을 잃은 타격은 컸다. 오리온은 모비스전에서 잭슨이 홀로 30점을 넣는 활약을 펼쳤음에도 75대80으로 패했다. 순위도 공동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모비스전에서 힘을 다 소진한 오리온은 31일 창원 LG와 원정 경기에서도 73대91로 무기력하게 패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오리온은 헤인즈가 부상에서 회복될 때까지 잭슨 1명만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 또 3위 전주 KCC에 반 경기 차로 쫓기는 처지에 놓였다. 추 감독은 “아쉽지만 존슨이 없는 대로 어려움을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추 감독은 재활 기간이 2주 정도 더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헤인즈의 복귀를 앞당길 구상을 하고 있다. 다만, 부상 재발을 막기 위해 출전 시간을 조절할 계획이다. 추 감독은 “헤인즈 스스로 부상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다”며 “헤인즈가 돌아온다고 해도 당분간은 장재석, 최진수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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