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 유효 KCC 5연승·팀 분위기 저하 ‘발목’
김승기 감독 “무리하지는 않을 것”
“이왕이면 2위를 차지해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하는 게 좋죠.”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 김승기 감독은 요즘 순위 얘기만 나오면 한숨부터 내쉰다. 막판 순위 경쟁에 불이 붙어야 할 시점이지만,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다. 김 감독은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며 “한 경기, 한 경기가 너무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인삼공사는 3일 현재 27승19패로 3위 전주 KCC(29승18패)에 1.5경기 차 뒤진 4위에 올라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 SK와 홈 경기에서 70대66으로 이기면서 6강 PO 진출은 확정했으나, 2위 고양 오리온(29승17패)과 승차가 2경기인 만큼 4강 PO 직행에 대한 희망도 저버릴 수 없는 상황이다. 정규리그 1, 2위는 4강 PO 직행이 보장되기에 3~6위보다 최대 5경기를 덜 치른다는 이점이 있다.
남은 정규리그 경기가 8경기인 인삼공사로선 충분히 2위를 노려볼 수 있겠다만, 돌아가는 상황이 마냥 희망적이진 않다. 경쟁 상대인 KCC가 최근 5연승을 거두며 무섭게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는 데다가 팀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어서다. 중심을 잡아 줄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가 여동생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좀처럼 컨디션을 다잡지 못하고 있는 점 또한 발목을 잡는다.
올 시즌 PO는 여느 때와 달리 일정이 너르다. 6강 PO가 끝나면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고, 4강 PO 종료 뒤에는 이틀을 쉴 수 있다. 그동안은 PO 각 스테이지 사이에 휴식일이 없다 보니, 체력 저하로 6강 PO에서 선전한 팀이 4강 PO에서 맥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벌어지곤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충분한 휴식 시간이 보장되는 만큼 이처럼 체력 문제로 경기력이 급감하는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각 팀 사령탑은 4강 PO 직행을 희망하고 있다. 그만큼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도 이런 이유로 2위 자리를 내심 바라고 있다. 그는 “강병현와 박찬희는 체력적으로 한계를 드러내면서 휴식이 절실한 상황이다”라며 “로드도 슬럼프에 시달리고 있는데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4강 PO 직행 여부가 향후 3경기 결과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앞으로 오리온, 서울 삼성, 원주 동부와 경기를 치르는데, 만약 전승을 거둔다면 충분히 2위를 차지할 수 있다”며 “결국 분위기 문제다. 연승을 거둔다면 분위기를 타고 쭉쭉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렇다고 무리해서 2위를 노리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칫 잘못해 부상 선수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PO에서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일단 최선을 다 해보겠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경우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