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팀보다 챔프전 진출 4배 많아
오리온·인삼公, 3경기 남기고 경쟁
프로농구 정규리그 3위와 4위는 6강 플레이오프(PO)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5전3선승제로 진행되는 6강 PO에서 상대팀보다 홈 경기를 한 번 더 치르는 이점 또한 똑같이 주어진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을 살펴보자면 얘기가 달라진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4위 팀이 챔프전까지 오른 경우는 이제껏 단 두 번. 반면 3위 팀이 챔프전 무대를 밟은 횟수는 무려 여덟 번이나 됐다. 그만큼 우승 확률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는 의미다.
종착점을 향하고 있는 올 시즌 정규리그의 3위 다툼은 사실상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인삼공사 간 2파전 양상이다. 15일까지 오리온이 31승20패로 3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인삼공사(30승21패)가 그 뒤를 한 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지금으로선 오리온이 유리해 보이지만, 최종 순위는 남은 3경기에서 두 팀이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전망이다.
오리온은 정규리그 종료까지 전주 KCC(16일), 원주 동부(18일), 부산 kt(21일)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오리온으로선 이 잔여 3경기에서 2승1패 이상의 성적을 내야만 자력으로 3위를 차지할 수 있다. 만약 1승2패 이하를 기록한다면 인삼공사의 눈치를 봐야 한다. 때문에 첫 단추 격인 KCC전은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9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KCC의 상승세를 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안드레 에밋의 득점력이 연일 폭발하는데다 하승진과 허버트 힐이 지키는 골밑 역시 철옹성이다. 전태풍과 김태술의 가드 라인도 안정감을 더하면서 KCC는 정규리그 우승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스피드를 활용해 KCC에 맞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삼공사는 남은 3경기에서 무조건 오리온보다 높은 승률을 기록해야 한다. 만일 최종 성적이 오리온과 동률이 된다면 상대 전적 3승3패로 맞서 있다곤 하나, 공방률에서 10점을 뒤지고 있기 때문에 3위 탈환은 좌절된다. 적어도 2승1패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오리온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다.
인삼공사는 향후 인천 전자랜드(17일), 울산 모비스(19일), KCC(21일)와 만난다. 전자랜드는 최하위가 확정됐기 때문에 비교적 수월한 승리가 예상된다. 하지만 모비스, KCC와의 연전은 부담스럽다. 인삼공사는 이번 시즌 모비스와 KCC에 유독 약했다.
모비스에겐 2승3패, KCC에게는 1승4패로 열세를 보였다. 그나마 KCC전을 안방에서 치른다는 점은 다행이다. 올 시즌 인삼공사의 홈 승률은 70%에 달한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욕심을 버리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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